▶ [제공=효성화학]
 [제공=효성화학]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 매각이 본계약을 앞두고 무산된 이후 효성그룹이 이를 효성티앤씨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양사를 합치면 세계 2위 삼불화질소(NF3)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되는 만큼 시너지가 기대되는 가운데 관건은 인수금액과 자금조달 방법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0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업황 부진 여파로 효성화학이 IMM-스틱인베스트먼트와 진행해오던 NF3 사업 매각 딜이 최종 결렬된 이후 결국 효성티앤씨가 인수의향질의서를 수령해 현재 사업인수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화학의 특수가스 부문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이물질을 세척하는 데 쓰는 NF3를 생산한다. 연산 8000t(톤) 규모의 생산 설비를 보유하고 있으며 생산량 기준으로 SK스페셜티, 중국 페릭에 이어 글로벌 3위다.

계열사가 특수가스 사업을 인수할 경우 효성그룹은 알짜 자산을 지키는 동시에 유동성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증권가 역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효성티앤씨는 중국 취저우에 3500 규모의 NF3 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효성화학의 NF3 생산능력이 8000t인 점을 고려하면 인수 시 연결 NF3 생산능력은 1만1500t으로 세계 2위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며 "시너지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효성화학이 타 사업 부문 실적 부진과 재무구조 약화로 성장성이 큰 특수가스에 대한 투자가 제한돼 있었는데 효성티앤씨로 편입될 경우 특수가스 사업 확대도 가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효성티앤씨가 효성화학의 NF3 사업을 인수하게 되면 외형확대와 수익성 개선, 추가 투자 통한 성장 모멘텀 확보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인수대금을 지불하기 위한 자금조달이다. 일각에서는 인수 자금 조달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당초 논의된 매각금액 1조1000억원~1조3000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효성티앤씨 역시 1조원 내외에서 특수가스 사업부를 인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유상증자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지만 효성 측은 유상증자는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효성티앤씨의 현금성자산은 980억원 수준이다. 회사는 약 1조원에 달하는 매출채권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지만 한번에 이를 다 현금화하는 데 제약이 있을 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할인율 적용이 불가피하다. 결국 외부차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전 연구원은 “아직까지는 부채비율이 160% 수준으로 타계열사 대비 그리 높지 않고, 연간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5500억원으로 설비투자(CAPEX) 3000억원과 이자비용 700억원 내외를 감당하기에 큰 부담은 없다”면서도 “차입금 더 늘어날 경우 재무구조 부담은 악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양사간의 NF3 합병자체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현 시황에서는 인수금액과 자금조달 방법이 더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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