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성 하나은행장 후보자
이호성 하나은행장 후보자

이호성 하나은행장 후보자는 그룹내 손꼽히는 영업통이다. '트래블로그'를 필두로 하나카드를 수익성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저력을 보여줬다. 하나금융이 은행의 절대 규모를 키우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이 내정자가 적임자로 여겨진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 내정자는 당초 하나카드 대표로 연임할 것이라는 전망을 깨고 하나은행장으로 올라섰다. 다른 시중은행들이 변화를 꾀하는 가운데 하나금융그룹도 쇄신을 다지지 않으면 뒤쳐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은행장 인사는 예상을 깬 인사의 역속이었다. 하나은행 역시 이승열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졌지만 그룹은 변화를 택했다. 이번 행장 인사에도 그룹의 추구 방향과 전략이 엿보인다. 이호성 내정자는 함영주 회장의 닮은꼴로 불린다. 그는 대구 중앙상고를 졸업하고 1981년 하나은행에 입행, 영업력으로 무장해 수장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내년 금리 인하기로 은행들 전반이 수익성 악화가 예고되면서 하나은행도 영업통을 전진배치에 돌파구를 찾는다는 복안이다. 이 내정자는 하나은행 중앙기업금융본부, 대기업영업2본부장, 강남서초영업본부장 등을 거쳐 2018년 중앙영업그룹장이 선임됐다. 2019년 부행장으로 승진하면서 영남영업그룹장로 갔다가 2021년 다시 중앙영업그룹장으로 돌아와 영업을 책임졌다. 

하나금융은 다른 은행들이 비은행 강화를 외칠 때 은행을 더 강화하는게 우선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종무 하나금융 최고재무관리자(CFO)는 "비은행 부분 강화의 니즈가 있기는 하지만 일단은 위험가중자산수익률이 가장 높은 은행에 자원을 가장 많이 배분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그 다음에 순차적으로 비은행 쪽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내정자가 은행 절대 규모를 키울 구원투수라는 평가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2기 체제에 하나카드 대표로 발탁돼 하나카드를 하위권 이미지에서 탈피시켰다. 카드사 본업인 신용판매업 경쟁력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하나카드는 해외여행카드인 '트래블로그'로 업계를 주도했다. 트래블로그는 이 대표 재임기간에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하나카드의 지주 내 순익 기여도도 지난해 보다 확대됐다.

하나카드 대표로 선임됐을 당시 하나카드는 하위권 카드사로 밀려난 상황이었지만 지난해부터 하나카드는 영업력이 강화되며 4분기 연속 순익 증가를 시현했다. 하나카드는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45% 급등했다.

트래블로그 흥행 뿐만 아니라 법인카드 영업력도 확대되면서 기업금융의 강자로 올라섰다. 하나카드의 법인카드 사용액은 지난해 대비 1조4000억원 넘게 급증했다. 하나카드의 3분기까지의 기업매출 성장률은 전년 대비 13%를 기록했다. 이는 업계 평균인 5% 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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