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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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 대한 은행들의 대출이 막히고 회사채 시장도 투심이 얼어붙었다. 주식시장에서도 외국인의 자금이탈이 이어진다.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의 자금조달 창구가 동시에 막혀버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환율과 시장금리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이미 은행들은 기업대출에 주저하는 모습이다. 

5대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의 감소세가 눈에 띈다.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11월부터 대기업대출이 1조원 가량 감소한 것은 이례적 현상이다. 연말 회계마감에 따른 계절적 요인만으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회사채 시장 역시 비상계엄 사태 이후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모습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비상계엄 선포 직전 한 주간 2조원 이상 순증했던 회사채 발행규모는 이후 한 주 동안 2920억원 순감했다.

주식시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로 직격탄을 맞았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10일 이후 6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이며 1조5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빼냈다.

환율 상승도 기업들의 유동성 리스크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2주일 만에 36원 상승해 1440원선을 위협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자금이 한국을 이탈해 미국 주식으로 쏠리면서 원화 가치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내년 1월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있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 환율 상단을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내년 기업금융상황이 개선되기보다 악화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환율 상승, 주식시장 침체, 채권시장 불안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기업들의 자금조달을 어렵게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건전성 관리를 고려하면 은행들이 영업전략 차원에서 기업대출을 늘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 전개된다.

다만 경기가 계속 악화될 경우 정부 차원에서 금융권을 통한 기업 지원책이 언급될 가능성도 있다.

금융당국도 기업들의 유동성 리스크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적 관리에 나섰다. 

19일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주요 은행장들과 '기업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금융권의 유동성 상황을 점검하고, 기업 경제 활동 위축 방지를 위한 자금 운용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환율과 시장금리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금융당국 수장의 은행장 회동은 금융권의 자금공급 위축이 실물경제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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