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침냉각설비에 담긴 냉각유와 서버를 테스트하고 있는 HD현대오일뱅크 직원들. [제공=HD현대오일뱅크]](https://cdn.ebn.co.kr/news/photo/202412/1646680_658695_2324.jpg)
비정유부문 사업을 확대하는 국내 정유사들이 액침냉각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글로벌 탈탄소 기조로 인해 미래 성장동력 발굴이 절실해진 가운데 정유업계는 액침냉각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새로운 수익원으로 키워낸다는 전략이다.
23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액침냉각은 서버 등 전자기기에서 발생하는 열을 전용 윤활유를 통해 식히는 차세대 냉각 기술이다. 전통적인 공랭(空冷) 방식에 비해 냉각 비용을 95% 절감할 수 있으며 안전성과 공간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
최근 AI,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분석 등의 발전으로 데이터 처리량과 전력 소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액침 냉각기술은 효율적인 냉각 성능 향상 방법으로 이러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고 전기차와 에너지 저장시스템(ESS)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마켓앤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5000억원인 액침냉각 전체 시장 규모가 오는 2040년에는 약 42조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조형희 연세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는 “액침 냉각은 높은 냉각 효율을 제공해 다양한 산업에서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 탄소 중립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는 차세대 열관리 방식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와 원천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정유사들은 성장이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액침냉각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S-OIL 직원들이 서울 마곡 TS&D 센터에서 액침냉각유 성능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제공=에쓰오일]](https://cdn.ebn.co.kr/news/photo/202412/1646680_658696_2536.jpg)
HD현대오일뱅크는 세계 최대 액침냉각 시스템 기업인 GRC로부터 액침냉각 전용 윤활유 '엑스티어 E-쿨링 플루이드'의 일렉트로세이프 프로그램 인증을 획득했다. 해당 인증은 아직 공인 제품 규격이 미흡한 액침냉각 전용 윤활유 시장에서 가장 신뢰성 높은 지표로 평가받는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GRC로부터 관련 인증을 획득한 곳은 글로벌 탑 티어 기업인 쉘, 토탈에너지스, 캐스트롤 등 소수에 불과하다”며 “조만간 국내 데이터센터 업체와 실증사업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섭씨 250도 이상의 고인화점 액침냉각유 '에쓰오일 e-쿨링 솔루션'을 출시했다. 고인화점 액침냉각유는 위험물 안전 규제가 엄격한 한국, 일본 등 동북아 시장을 중심으로 수요가 커지고 있다.
이로써 에쓰오일은 저인화점 제품부터 고인화점 제품까지 제품군을 구축, 데이터센터 열 관리와 에너지 효율화 분야에서 경쟁력을 한층 강화했다. 앞으로 여러 산업에 걸쳐 열 관리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GS칼텍스는 지난해 액침냉각 전용 윤활유 ‘킥스 이머전 플루이드 S’를 출시하며 열관리 시장에 진출했다. GS칼텍스는 전기차·배터리 기업과 협력해 분야별 특화된 액침냉각 제품의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향후 에너지 효율화를 필요로 하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 맞는 액침냉각 제품을 개발해 열관리 시장에서의 솔루션을 확대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자회사인 SK엔무브는 2022년 국내 최초로 냉각 플루이드 개발을 시작한 이후 데이터센터 수조형 액침냉각, 정밀액체냉각 및 선박용 ESS 액침냉각 시장에 진출하고 있으며 차세대 차량용 냉매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 2월 SK텔레콤, 영국 액체냉각 솔루션 전문기업 아이소톱과 ‘차세대 냉각 및 솔루션 분야 협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며, 8월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협업해 불타지 않는 ESS 개발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