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온에 이어 LG에너지솔루션도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장기화하고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업계는 비용 절감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확보하고 위기를 돌파한다는 구상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LG에너지솔루션은 이창실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 김기수 최고인사책임자(CHO·전무)는 임직원 대상 메시지를 통해 “캐즘 상황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고, 각국의 친환경·에너지 정책 변화 등으로 우리의 경영 환경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선제적 대응을 위한 전사 차원의 위기 경영을 도입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올해는 지난 10년 중 처음으로 매출 역성장이 예상되고, 내년 매출 및 가동률 개선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한다”며 “투자비 증가로 인한 부담도 높아 당분간 의미 있는 수익 창출에는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투자 및 비용 구조 재검토, 추가 수주 확대, 자산 효율화 등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또 임원들의 해외 출장 시 8시간 미만 거리는 이코노미석 탑승을 의무화하고, 일부 신사업·신기술 분야를 제외하고는 당분간 신규 증원보다는 내부 인력을 활용한다. 출장비 절감을 위해 화상회의를 활성화하고 출장 규모도 최소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OSI(성과급) 지급 규모도 축소한다.
앞서 SK온도 해외 출장 이코노미 좌석 탑승을 의무화한 바 있다. SK온은 지난 7월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고 흑자 전환 달성 시까지 모든 임원의 연봉을 동결하기로 했다.
또 2021년 출범 이래 첫 희망퇴직을 진행, 퇴직자에겐 연봉의 50%와 단기 인센티브를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최대 2년간 학비 지원책이 포함된 자기 개발 무급 휴직 방안도 내놨다.
삼성디스플레이 출신 최주선 사장을 새로운 수장으로 맞이한 삼성SDI도 비용 절감에 힘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부터는 그룹 차원에서 계열사 임원들은 주말에 출근하는 주 6일 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이 길어지면서 내년에도 의미있는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업체들이 비용절감을 위한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