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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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 해 한국의 대미 수출과 무역수지 흑자가 각각 1278억 달러, 557억 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사상 최대 기록이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강력한 보호주의 정책을 예고하면서 역대급 대미 무역흑자 성과가 자칫 미국의 통상 압력을 유발할 수 있어 민관 차원의 적극적 대응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4년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수출은 전년 대비 10.5% 상승했다.

한국 대미 수출은 1984년 처음 100억달러를 넘겼다. 1988년 200억달러, 2000년 300억달러, 2011년 500억달러를 차례로 돌파한 데 이어 2022년에는 1000억달러 시대를 열었다.

대미 수출은 2018년(727억달러)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으로 매년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기록을 이어갔다.

지난해 대미 수출을 이끈 일등 공신은 자동차로 전년 대비 8% 증가한 342억달러를 기록, 전체 대미 수출의 26.8%를 차지했다. 자동차는 한국의 전체 대미 흑자의 약 60%를 차지했다.

자동차에 이어 일반기계가 전년보다 4% 상승한 149억달러(전체 대미 수출의 11.7%), 반도체는 123% 늘어난 103억달러(8.1%) 등으로 기여했다.

대미 무역은 1998년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흑자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 5년간 흑자 규모는 2020년 166억달러, 2021년 227억달러, 2022년 280억달러, 2023년 444억달러, 2024년 557억달러 등 증가세를 보였다.

작년 한 해 한국의 10대 교역국·지역 가운데 가장 큰 흑자를 안긴 곳은 미국이었다. 미국에 이어 아세안(352억달러), 베트남(299억달러), 인도(123억달러), 유럽연합(EU·33억달러), 독립국가연합(CIS·28억달러), 중남미(13억달러)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반면 에너지 수입이 많았던 중동(-735억달러)을 비롯해 일본(-183억달러), 중국(-68억달러) 등에서는 적자를 봤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이달 20일 취임한다. 그는 후보 시절 무역 적자 해소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중국산 수입품에는 60%까지 고율 관세를 매기고, 여타국 상품에도 10∼20%의 보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2021년까지 미국의 14위 적자국이었지만 이후 꾸준히 순위가 올라 작년 1∼8월 기준으로는 중국, 멕시코, 베트남, 독일, 아일랜드, 대만, 일본에 이어 8위를 기록했다. 한국도 미국의 통상 압력에 대비해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장상식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트럼프 2기 정부는 취임 초반부터 주요 무역 흑자국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밀어붙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 "한국의 경우 자동차 등 품목에 대한 압박과 함께 그동안 혜택을 누리던 배터리 등에 대한 보조금 삭감 내지 축소로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통상 측면에서 미국이 원하는 무역적자 축소를 위해 천연가스, 원유 등 에너지 분야와 항공기, 농축산물 등 미국의 주요 수출 품목에 대한 협상 노력은 필요해 보인다"며 "미국이 중국에 대한 공급망 배제도 강력히 원하는 만큼 수혜를 볼 수 있는 부분에 대한 검토도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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