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전에서 전차의 성능은 전쟁의 판세를 결정짓는다. 공중전이 전쟁을 종결짓는다는 고정관념과 달리, 실제 사례에서는 강력한 화력과 기동력, 장갑으로 보호된 전차가 전쟁의 승패를 결정했다.
현대로템이 'K2'의 우수한 성능을 바탕으로 해외 수주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독일 등 전차대국이 주름잡는 기존 시장에 맞춤형 전차를 선봬 방산업계의 눈을 사로잡는다는 전략이다.
14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오는 2025년까지 폴란드 군비청에 누적 180대의 K2 전차를 납품할 방침이다.
앞서 현대로템은 지난 2022년 7월 폴란드 군비청과 K2 전차 긴급소요 및 폴란드형 K2 전차(K2GF)를 포함, 1000대 물량 등에 대한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기본 계약은 적법한 절차로 사업 예산을 설정하기 위한 가계약을 의미한다.
한 달 이후 폴란드 군비청과 4조4992억원 규모의 K2 전차 수출계약을 맺으면서 현대로템은 K2 전차의 첫 해외 수주에 성공한 바 있다.
K2 전차는 현대로템이 노후한 M48대체하고, 해외 수주를 확대하기 위해 현대로템이 연구개발한 신(新)전차다.
앞서 현대로템은 지난 1976년 전차생산 1급 방산업체로 지정되면서 본격적으로 전차 개발을 시작했다. 최초의 한국형 전차 K1부터 K1A1,K1E1,K1A2 개량 모델 등을 선보였다.
이후 차세대 전차 개발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K2는 10여년의 연구개발 기간이 소요됐으며, 2008년에 운용시험을 종료한 뒤 2014년 양산 및 실전 배치를 진행했다.
K2는 1500마력 고출력 엔진을 탑재해 포장도로에서는 70km/h, 야지에서는 50km/h의 속도를 낸다. 또한, 실시간 궤도장력 제어장치를 통해 궤도 이탈을 방지하는 등 뛰어난 기동력도 갖췄다.
산지가 많고 험준한 지형에서도 다양한 사격 각도를 확보할 수 있다. 유기압 현수장치를 적용해 가능한 기술이다.
전투 중 아군과 적군을 쉽게 구별할 수 있는 피아식별장치, 사격 목표의 이동을 고려해 자동으로 추적하는 기능 등 사격 능력 향상 기술도 탑재됐다. 수심에서는 4.1km까지 잠수할 수 있어 하천 지대 작전 수행도 무리가 없다.
K2의 진면목은 자체 방호 능력에 있다. 현대로템이 탑재한 능동방호시스템은 날아오는 미사일을 회피하는 유도교란형인 소프트킬(Soft-kill)과 직접 무기를 타격하는 대응파괴형인 하드킬(Hard-kill) 모두 소화 가능하다.
소프트킬 시스템으로는 ▲방호용 레이더 및 레이저 경고 장치 ▲유도교란 통제장치 ▲복합 연막탄 등이 있다. 이를 활용하면 적군의 미사일을 교란하고 신속하게 회비 기동할 수 있다.
하드킬 능동방호시스템은 해외 진출을 염두해 개발했다. K2에 날아오는 미사일에 대응탄을 발사해 공중에서 폭발시키는 식이다.
또 차체 방어력을 높여 승무원의 생존력도 극대화했다. 잔치 전면부에는 휴대용 대전차미사일을 막기 위한 복합장갑이 설치됐다. 핵 공격 시 발생하는 방사선 등을 차단하기 위한 기술도 다수 탑재됐다.
이에 K2는 2008년 독일 등 선진 전차대국을 제치고 튀르키예에 K2전차 기술 수출에 성공했다. 폴란드 수주는 정부, 군, 관계 기관과 적극적인 협조로 K2를 신속하게 납기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향후에도 정부 등과 함께 '원팀'을 꾸려 해외 수주 확대 총력전을 펼친다는 방침이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로템은 2024년 7월 폴란드에서 현지 국영방산그룹 PGZ와 K2PL 생산 및 납품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신규 컨소시엄 합의서를 한 번 더 체결했다.
컨소시엄은 폴란드 군비청과의 2차 이행계약 체결을 목표로 내부적인 협의를 지속해서 이어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