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EBN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EBN

지난해 하반기 급속도로 위축됐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공모규모 1조원이 넘는 LG CNS 흥행 여부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 강세 등 악재 속에서도 흥행에 성공할 경우 대어급 IPO 기업의 공모절차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 CNS의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이 이날까지 진행된다. 이날 수요예측을 마무리하고 오는 17일 공모가를 확정할 계획이다. LG CNS의 주당 희망공모가액은 5만3700~6만1900원이며, 이에 따른 예상 시가총액은 공모가 상단 기준 6조원에 육박한다.

당초 LG CNS의 기업가치는 7조원 이상으로 예상됐지만 LG CNS는 몸값을 다소 낮추면서 수요예측 흥행 가능성을 높이는 데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식시장은 2500선을 회복하는 등 연초 조금씩 회복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정치적인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원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수요예측 참여 저조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시장에서는 수요예측 흥행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이후 3년 만의 1조원대 초대형 IPO인 만큼 LG CNS가 흥행에 성공할 경우 IPO 시장의 분위기도 급속도로 바뀔 수 있다.

연초 속속들이 공모절차가 재개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IPO 시장 분위기를 가늠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최대 반도체 포토레지스트 소재 전문기업 삼양엔씨켐의 경우 국내외 기관투자자들 대상 수요예측 결과 1242.2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최종 공모가를 희망범위 상단인 1만8000원으로 확정했다. 혁신 미용의료기기 기업인 아스테라시스도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1242.1대 1로 흥행에 성공하면서 희망범위 상단을 최종 공모가로 확정했다.

반면 AI 에이전트 전문기업 와이즈넛은 수요예측 경쟁률이 64.9대 1로 저조해 최종 공모가를 희망범위 하단을 하회한 1만7000원으로 확정했고, 글로벌 성인 교육 컨텐츠 기업 데이원컴퍼니 역시 경쟁률 115대 1을 기록하며 최종 공모가를 희망공모가 하단을 크게 밑도는 1만3000원으로 확정했다.

축산물 B2B 직거래 온라인 플랫폼 기업인 미트박스글로벌은 올해 스팩(SPAC)을 제외한 올해 첫 일반투자자 공모청약에서 459.07대 1이라는 평범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앞서 미트박스글로벌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85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최종 공모가를 희망범위 최하단인 1만9000원으로 확정한 바 있다.

보통 해가 바뀌면 기관투자자들의 자금 집행이 재개되면서 새내기주 강세로 이어지는 '연초 효과'가 있었지만, 원·달러 환율이 강세인 현재 외국계 자금을 모으는 게 쉽지 않고 국내 주식시장 투심도 확실히 회복됐다고 말하기 어려워 IPO 투자도 선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투자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LG CNS가 흥행에 성공한다면 롯데글로벌로지스, 서울보증보험, DN솔루션즈, 달바글로벌 등 대형주들의 상장에도 속도가 붙으면서 IPO 시장 전반에 낙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LG CNS 흥행 여부에 따라 향후 연간 IPO 시장 방향성에 미치는 영향이 없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연초 코스피 중심의 신규 상장 기업들이 IPO 시장 분위기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고 증시 멘텀을 주도하는 섹터 기업들이 IPO 시장 등장을 앞두고 있어 IPO 시장 훈풍에 대한 기대를 가져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철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하반기부터 투자자들의 IPO 밸류에이션에 대한 기준점이 높아진 뒤 기업별 상장일 주가 퍼포먼스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선택과 집중이 요구되는 구간인 만큼 신규 상장 및 예비 상장 기업별 투자포인트를 잘 챙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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