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사옥 [제공=KT]
KT 사옥 [제공=KT]

KT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한국형 인공지능(AI) 개발에 착수한 가운데, 쟁쟁한 선발주자들이 시장에 포진한 만큼 향후 프로젝트 성공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김영섭 대표의 진두지휘 하에 M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인공지능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AICT' 컴퍼니 전환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KT와 MS의 파트너십은 향후 5년 간 진행된다. KT가 이번 협업에 투입하는 자금은 총 2조4000억 원에 달한다. 투자 자금 중 절반은 GPU, 네트워크,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등 인프라 구축에 사용된다. 나머지 절반은 한국형 AI 모델 개발, 시장 진출 등에 투입한다. 

KT는 이번 협업을 통해 향후 5년 간 4조6000억 원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협업은 한국어 특화 AI 모델 및 서비스 개발, 공공 및 금융 부문 대상 클라우드 서비스 개발, AI 전환(AX) 전문기업 설립 등을 위한 첫 단추다. 

특히 한국의 문화와 지식을 이해하는 한국형 AI 모델을 공동 개발해, 국내에서 AI 활용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게 KT의 청사진이다. 이를 통한 국내 기업과의 경쟁력 강화, 안정적인 클라우드 환경 제공 등도 꾀한다. 

업계는 KT의 한국형 AI 개발 성공을 위해서는 차별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KT가 AI 후발주자로 뛰어든 만큼, 선제적으로 자리 잡은 국내 빅테크 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실제 국내 빅테크 기업들은 KT보다 앞서있는 상황이다. 네이버는 2021년 하이퍼클로바를 출시했고, 2023년 업그레이드 버전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한 바 있다. 

카카오도 카카오브레인 시절부터 자체 생성형 AI KoGPT를 운영 중이다. 해당 모델은 챗봇, 금융, 모빌리티 등 다양한 서비스에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통합 AI 브랜드 카나나(Kanana)를 공개하고, 생성형 AI를 비롯한 다양한 AI 서비스 및 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LG는 AI연구원을 필두로 AI 모델 엑사원(EXAONE)을 통해 B2B 중심의 AI 시장을 적극 공략 중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엑사원 3.0 공개 4개월 만에 성능을 한층 끌어올린 최신 모델 엑사원 3.5를 오픈소스로 공개하기도 했다. 

KT가 MS와 협업해 AI 개발에 착수한 것 역시 클라우드와 AI 인프라 등이 부족한 상황을 반증하는 것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MS의 손을 빌려 클라우드와 AI 모델을 개발하는 것 아니냐는 진단이다. 

B2C 시장 내 AI 입지도 과제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이 포털, 메신저, SNS, 커머스 등을 통해 다방면에서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는 반면, KT는 AI 컨텍센터(AICC) 등 B2B 및 통신 분야에 한정해 AI를 활용 중이기 때문이다. 

다만 MS 와의 협업으로 글로벌 AI 기술력, 클라우드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점은 강점이다. 기존 개발 기업이 자체 AI 모델을 구축하는 것에 한정됐다면, 글로벌 기술력을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국내 최대 통신사 중 하나인만큼, 네트워크, 음성 데이터, 고객 데이터 등의 AI 학습 자원을 보유한 점도 긍정적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모든 산업군이 AI와 관련해 집중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단순히 타 빅테크 기업과 비슷한 수준의 AI 모델을 내놓을 경우 경쟁력은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AI의 적용 범위를 보다 명확히 하고 B2B시장에서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AI로 차별화를 꾀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키워드
#KT #AICT #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