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순 서울보증보험 대표이사가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중장기 성장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출처= EBN]](https://cdn.ebn.co.kr/news/photo/202502/1652305_664931_4918.jpg)
상장 후 기업가치가 2조원대로 예상되는 서울보증보험(SGI서울보증)이 침체된 기업공개(IPO) 시장에 회복 불씨가 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초대어급 IPO가 흥행에 실패하면서 대형 IPO의 성공이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IPO 재수생인 서울보증보험은 눈높이를 낮춰 이번에는 증시 입성에 성공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시장에서는 흥행 가능성을 반신반의하는 모습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보증보험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투자하이라이트 및 향후 중장기 성장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이명순 서울보증보험 대표이사는 "이번 상장을 통해 국내 유일의 종합보증보험사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하고 보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통해 대표 배당주로서 시장투자자들과 함께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보증보험은 대주주 예금보험공사(예보)의 보유지분(93.85%) 중 전체 발행주식의 10%를 구주매출할 계획이다. 1주당 희망공모가는 2만6000~3만1800원으로 2023년 당시 공모가 밴드 대비 30% 이상 가격을 낮추며 시장친화적인 밸류에이션을 제시했다.
서울보증보험은 이번 IPO를 앞두고 새로운 주주환원정책을 수립했다. 2024년 연결산 배당금액을 2000억원으로 확정해 상장 이후 오는 4월 주주들에게 지급할 계획이다. 공모에 참여한 투자자들도 배당기준일까지 주식을 보유할 경우 2024년 결산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또 향후 3년간 총 주주환원 규모 연 2000억원 수준을 보장하는 목표도 수립했다.
서울보증보험은 상반기 결산 후 밸류업 공시를 통해 최소배당금 제도도 도입해 주주들의 예측가능성을 제고할 계획이다.
현재 IPO 시장은 상당히 위축돼 있는 상태다.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SPAC)를 포함해 올해 공모 절차를 거쳐 주식시장에 상장된 종목은 13개다. 이 중 9개 종목이 상장 첫 날 공모가를 하회해 거래를 마쳤다.
올해 최대어로 올해 IPO 시장 분위기를 좌우할 LG CNS는 상장 첫 날 공모가를 9.85% 하회했고 지난 18일 상장 후 최저가인 5만2000원까지 하락한 바 있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조단위 IPO 흥행을 기다려왔다. 2022년 초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증시 위축 등의 영향으로 IPO 시장이 지속적으로 위축돼왔고, 최근 중소형사 중심으로 IPO 시장이 다소 회복세를 보였으나 이전 호황일 때에 여전히 못 미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형사의 흥행이 계속 이어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은 대형주"라며 "대어급 IPO의 성공이 이어져야 공모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계속 유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명순 서울보증보험 대표이사가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중장기 성장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출처= EBN]](https://cdn.ebn.co.kr/news/photo/202502/1652305_664933_4947.jpg)
LG CNS가 기대 이하의 성과를 거두면서 자연스럽게 다음 대어인 서울보증보험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서울보증보험은 2023년 공모 철회했던 경험을 거울삼아 공모 조건을 개선했다. 공모가를 시장 눈높이에 맞춰 이전보다 하향 조정했고 주주환원 측면도 강화했다. 순이익의 50% 이상의 배당성향만 제시했던 지난번과 달리 실적과 관계없이 최소 보장 금액을 제시하고 이익 개선 시 이를 반영해 2000억원을 초과하는 주주환원을 시행할 계획을 밝힌 만큼 주주환원 측면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시장에서는 서울보증보험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다. 내수 부진 추세가 장기화되고 있고 건설 관련 보증도 전체 잔액 중 약 9%에 달하는 점 등을 감안했을 때 경기 민감도가 높은 보증보험 특성상 실적 변동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예보 공적자금 상환기금 만기 도래 시점이 2027년 말임을 감안했을 때 보호예수 기간이 풀리는 1년 경과 시점부터 오버행 우려도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서울보증보험은 자사주 매입 소각 등을 통해 오버행 우려에 대응할 계획임을 언급했으나 유통주식 비중 등을 감안했을 때 여력은 다소 제한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100% 구주매출이라는 점도 걸림돌이다. 서울보증보험의 상장은 사실상 예보의 공적자금 회수 차원이다. 구주매출 비중이 높은 IPO 종목들은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아왔다. 투자자금이 대주주의 주머니로 들어가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된 탓이다.
서울보증보험은 이 같은 시장의 우려를 이해하고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서울보증보험 관계자는 "서울보증보험과 예보 모두 주가 하락을 반기지 않는 입장"이라며 "이번 IPO를 통해 가격을 발견하고, 향후 자사주 매각, 소각 등을 통해 주가 제고 노력도 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구주매출과 관련해 "신주 발행이 없는 것에 대해 투자자들이 회사의 새로운 투자가 이뤄지지 않을 것을 걱정하지만, 서울보증보험은 중장기 성장 전략을 세웠고 이를 실천해 기업 가치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주가 우상향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이명순 대표이사는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이 2023년 대비 낮아진 공모가와 강화된 주주환원정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수요예측과 공모 청약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