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마저 中에 뺏기나...중국 세계 TV 출하량, 한국 첫 추월

중국 TV 제조업체들이 세계 시장에서 처음으로 한국을 제치고 출하량 1위에 올랐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3대 TV 업체의 2023년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31.3%를 기록해 한국 양대 기업의 28.4%를 앞질렀다.

TCL, 하이센스, 샤오미로 대표되는 중국 TV 업체들은 초대형 TV 시장과 저가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며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75인치 이상 초대형 TV 부문에서 TCL과 하이센스는 각각 15.0%와 14.6%의 점유율을 확보하며 LG전자(15.1%)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약진은 수년간 지속되어 왔다. 옴디아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브랜드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020년 24.4%에서 꾸준히 상승해 2023년 처음으로 30%를 돌파했다.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합산 점유율은 같은 기간 33.4%에서 28.4%로 하락했다.

저가 TV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거세다. TCL과 하이센스의 저가 TV 시장 점유율은 2020년 13.5%에서 2023년 22.9%로 급증했다. 이에 대응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AI 기능과 콘텐츠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지만, 중국 업체들의 기술력 향상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다만, 프리미엄 TV 시장에서는 여전히 한국 기업들의 우위가 뚜렷하다. 2500달러 이상 고가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49.6%와 30.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반면 TCL과 하이센스의 점유율은 각각 1.6%와 0.9%에 그쳤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TV 업체들의 성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한국 기업들의 기술력과 브랜드 파워를 고려할 때,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주도권 경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