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이충훈 유비리서치 대표]](https://cdn.ebn.co.kr/news/photo/202502/1653242_665970_244.jpeg)
2010년전까지 일본은 가전 제품의 왕국으로 불릴 정도로 전 세계인으로부터 수많은 사랑을 받았다. 일본에는 소니를 필두로 파나소닉, 샤프, 도시바, 산요 히타치, 미쓰비치 등이 있었다. 삼성과 LG 등 한국 기업과 중국 업체들이 빠르게 기술을 혁신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올리자, 일본 가전 업체들은 일본 특유의 내수 시장에 치중하며 내수 시장의 특수성과 높은 소비자 기준에 맞춘 제품 개발에 집중했다. 해외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보급형 제품보다는 일본 시장을 위한 고사양 제품에 집중한 것이다.
2011년 이후 일본 가전 기업을 대체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보한 기업은 삼성전자와 LG전자다. 혹독한 팬데믹 상황에서도 이들 기업들은 곤고히 글로벌 시장을 수성했다. CES에 가면 삼성전자와 LG전자 전시장이 가장 크고 화려하며, CES 분위기를 주도했다. 전시장에는 수많은 외국인들이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에 대해 감탄했다.
후발 업체들이 선발 업체들과 경쟁하는 가장 효과적인 전략은 가성비다. 선발 기업의 제품 보다는 성능이 약간 떨어지지지만 가격은 아주 차이가 많이 나는 제품을 시장에 출시한다. 이에 대응해 선발 업체들은 줄어드는 시장을 만회하기 위해 고사양 제품을 출시하며 브랜드 이미지 유지에 집중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향이다. 선발 업체들이 가성비로 후발 업체와 싸우는 것은 일반적으로 불가능하다.
중국 가전 기업들이 가성비를 무기로 한국 가전 시장을 두들기기 시작했다. 올해의 CES는 중국 가전 기업들이 분위기를 주도했다. 그렇게 공략하기 어렵다는 일본 가전 시장에서도 중국 제품들이 팔리기 시작했다. 중국에는 하이얼과 미디어, 그리, 하이센스, 샤오미, 오포, 비보, 화웨이, 콩카, 스카이웍스, TCL 등 다양한 업체기업들이 있다. 이들은 14억 인구의 중국 내수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확보한 기술력과 혁신성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성공하고 있다.
가전 시장에서 주도권 다툼의 변곡점이 발생했다. 이미 한국 시장에서도 중국 가전 제품들이 빠르게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한국 가전 기업들이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다시 한번 과감한 기술혁신과 가격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