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딩 충전재 혼용률 허위 기재 논란이 패션업계를 강타한 뒤 의류 품질 검사를 담당하는 시험연구기관들이 예상치 못한 특수를 누리고 있다. [출처=EBN AI 그래픽 DB]](https://cdn.ebn.co.kr/news/photo/202502/1653385_666147_1411.jpg)
'패딩 충전재 혼용률 허위 기재' 논란이 패션업계를 강타한 뒤 주요 패션 플랫폼과 브랜드들이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해 대규모 품질 검증에 나서면서, 의류 품질 검사를 담당하는 시험연구기관들이 예상치 못한 특수를 누리고 있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무신사와 이랜드를 시작으로 신세계인터내셔날, 롯데온, W컨셉, 쿠팡, LF몰, 지그재그 등 주요 패션 플랫폼에서 ‘덕다운(오리털)’ 충전재 혼용률 허위 기재 문제가 잇달아 터져 나왔다.
처음에는 일부 패딩 브랜드에 한해 제품 설명서에 기재된 다운(깃털) 함량이 실제 성분과 다르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불거진 문제지만, 실제로 브랜드 상당수가 혼용률을 허위 기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업계 전반으로 퍼져나간 것이다.
관련 업체들은 문제가 된 상품에 대한 리콜·환불 조치를 진행하거나 아예 브랜드 자체를 퇴점시키는 등 후속 조치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이 같은 논란으로 인해 의류 시험연구기관들은 뜻밖의 특수를 누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단순한 사후 조치만으로는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패션업체 다수가 사고 방지책으로 입점 브랜드의 품질 전수조사를 순차 결정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KATRI(한국의류시험연구원), KOTITI시험연구원, FITI시험연구원 등 전문 기관들의 검사 의뢰량도 폭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무신사만 해도 입점 상품 약 8000개에 대한 품질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며, 대형 오프라인 유통채널인 롯데백화점·롯데아울렛도 뒤따라 전수조사 계획을 밝혔다. W컨셉의 경우 입점 브랜드를 무작위 검사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 플랫폼과 유통업체들이 의류 브랜드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검사를 강화하면서 연구기관들에 의뢰가 밀려들고 있다”며 “특히 다운 혼용률 문제는 소비자 불만이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사안이라 더욱 꼼꼼한 검사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의류 시험 검사 비용은 소재나 검사 항목에 따라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적인 품질 검사는 수만 원에서 시작하지만, 의류 기능성 등을 보다 세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특정 시험 항목이 추가될 경우 비용은 수십만 원까지도 올라간다.
대표적인 시험 항목으로는 △염색 견뢰도(세탁·마찰·땀) △치수 변화율(드라이클리닝·다리미·스팀프레스) △기능성 시험(내수도·투습도·건조속도·흡수속도·자외선차단·향균성) △다운시험(조성혼합률·우모혼합률·충전성·충전물무게·탁도) 등으로 나뉜다.
특히 충전재 혼용률 검사는 기준치를 초과할 경우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시험 성적서 발급 기간은 통상 1주일가량 소요된다. 긴급하게 검사가 필요한 경우 급행료가 추가로 붙어 비용이 더욱 상승하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검사의뢰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시험연구원 내부적으로도 인력을 추가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검사대기 시간이 길어질 것을 우려해 긴급 검사를 요청하는 업체도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패션업계 전반에서 대규모 전수조사가 진행되면서 시험연구기관들은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한 검사가 필요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비용 부담이 커질 경우 결국 의류 값에 비용이 전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대형 플랫폼들이 검사를 의무화하고 나서면서 중소 브랜드들도 눈치를 보는 상황”이라며 “대형 브랜드나 플랫폼은 비용 부담을 감당할 수 있지만, 소규모 업체들은 의류 형태에 따라 몇 십만 원에 달할 수도 있는 검사 비용이 부담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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