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저축은행중앙회]
[제공=저축은행중앙회]

저축은행중앙회장 후보가 오화경 현 회장과 정진수 전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대표로 좁혀졌다. 그간 중앙회장 자리는 대부분 관료 출신이 자리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누가되든 민간 출신이 2대째 회장을 이어가게 된다. 

탄핵정국으로 인해 관료 출신이 선뜻 뛰어들기도 부담스러운데다가 민간 출신 오 회장이 뛰어난 현장 감각을 바탕으로 관료 출신 못지 않은 소통 능력을 보여주면서 관료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선출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지 오래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중앙회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서류 전형과 인터뷰를 거쳐 최종 후보자를 추천할 계획이다. 

한때는 관이나 정치권에서 시그널을 보내면 단독 추대 형태로 적임자 결정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업에 대한 이해도가 뛰어나고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는 실력자가 회장으로 올라서는 분위기다. 

탄핵 정국에다가 저축은행을 둘러싼 업황 악화로 과제가 산적한 만큼 이번 선거에는 선뜻 지원하는 인물도 적었을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업계는 재작년 수천억원대 당기순손실이 발생한 이후 적자 수렁을 이어오고 있다. 예금 보험료 인하, 유가증권투자 한도 완화 등 업계의 숙원으로 꼽히는 규제 완화를 위해 금융당국, 정치과 소통해야 할 과제도 많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굵직한 이슈가 불거질 때 마다 오 회장은 업계나 당국과 소통하며 시장 불안을 잠재웠다. 2023년 저축은행들이 대규모 순손실을 기록하자 오 회장은 이례적으로 실적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특히 재임 기간 에 제시했던 공약 가운데 M&A 규제 개선, 디지털 전환 등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 회장이 연임에 성공한다면 36년 만의 연임이다. 지난 2022년 오 회장 선임 당시에는 관료 출신과 민간 출신의 대결이었다. 오 회장은 당시 산업자원부, 금융감독위원회를 거친 이해선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을 압도적인 표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정 후보는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전신인 세종저축은행에 2016년 대표로 취임해 2019년 2월까지 근무했다.  정 후보는 1960년생으로 오 회장과 동갑내기다.

그는 중앙대학교에서 회계학을 전공했고 동아상호신용금고 지점장, 푸른저축은행 상무이사, 평택저축은행 상임감사 등을 역임하는 등 저축은행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세종저축은행은 천안과 대전 등 충청권을 영업구역으로 하고 있는 저축은행이었다. 상상인그룹은 저축은행과 증권사를 인수하면서 금융그룹으로 탈바꿈했다. 당시 유준원 대표의 바통을 이어받아 정 후보가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대표를 맡았다.

업계 관계자는 "정 후보의 인지도가 떨어지면서 오 회장이 우위에 있는 건 사실"이라며 "저축은행 현안이 많은 많큼 공직 출신이든 민간이든 선뜻 후보로 나서기가 어려웠을것"이라고 말했다. 

차기 회장은 오는 31일 열리는 정기총회에서 저축은행 대표들의 투표로 최종 선출된다. 회추위원 7명 중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최종 후보로 선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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