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강남구 엘리에나호텔에서 삼성SDI 제55기 정기주주총회가 열렸다. [출처=EBN]](https://cdn.ebn.co.kr/news/photo/202503/1655576_668659_3246.png)
"선물 옵션 같은 고위험 자산에 투자한 것과 같은 말도 안 되는 손실을 보고 있다."
19일 삼성SDI 제55기 정기주주총회가 열린 서울 강남구 엘리에나호텔. 이날 주총에서는 삼성SDI의 주가 부진을 개탄하는 주주들의 성토가 쏟아졌다.
삼성SDI의 주가는 2차전지 업황 부진과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으로 인한 실적 악화 여파로 3년 만에 70% 넘게 곤두박질쳤다.
업황 침체로 주가 손실이 커진 상황에서 최근 2조원 규모의 유증 정책마저 발표되면서 하락세가 심화됐다. 2021년 한 때 80만원대로 최고점을 찍었던 주가는 지난 17일 19만400원에 마감, 52주 신저가를 새로 쓴 바 있다.
주주들은 회사가 유상증자 정책을 대신할 자금조달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자사주 매입소각과 분기 배당, 밸류업 공시 등과 같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에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주주는 "지금 (주가가) 이 정도라면 유상증자가 아니라 자사주 매입소각을 하고 액면분할과 분기 배당, 배당성향 상향, 비전 선포식, 가이던스 공시, 밸류업 공시, 적극적인 해외 IR 이런 것을 계속해야 한다"며 "(주주들이 요구하는) 이런 점들이 전혀 반영이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폭탄유상 증자를 해버리면 누가 선뜻 삼성SDI 주식에 투자하겠느냐"며 "최근에 주가가 더 빠진 것은 이런 영향도 컸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주주는 "주주가치를 굳이 희석하는 거 아니냐고 감수하면서까지 유상 증자를 했다"며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설명을 거듭해서 하지만 (주주들에게는) 모호하게만 느껴진다"고 말했다.
유상증자와 관련한 주주들의 질문에 김종성 경엉지원실장(부사장) 겸 이사회 임시의장은 "주가가 많이 떨어진 부분에 대해 회사가 충분히 방어하지 못한 것에 대해 죄송한 말씀을 드린다"며 "다른 자금 조달 수단도 회사에서 적극 검토 하고 있고 이것은 순서의 문제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주님들의 피 같은 돈들이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연구개발(R&D) 투자와 시설 투자 같이 가장 좋은 쪽에 우선해서 투자하고 주주님들이 기대하시는 전고체나 시장 리더십을 확보하고 주가도 되돌아올 수 있도록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19일 서울 강남구 엘리에나호텔에서 삼성SDI 제55기 정기주주총회가 열렸다 [출처=EBN]](https://cdn.ebn.co.kr/news/photo/202503/1655576_668664_5645.jpg)
삼성SDI는 이번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미국 GM과의 합작법인(JV) 투자 △유럽 헝가리 공장 생산능력 확대 △전고체 배터리 생산라인 투자 등에 사용한다는 구상이다.
당장 성과가 나오는 투자는 아니지만 글로벌 배터리 시장이 다시 성장 궤도에 오르면 확실한 경쟁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올해 일시적인 수요 위축에도 불구하고 미래 기술 선점과 생산능력 확보를 위한 투자는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삼성SDI의 시설투자 규모는 2019년 1조7000억원대에서 지난해 6조6000억원대로 4배가량 늘었다.
아울러 이날 삼성SDI는 인도 시장에 대한 의욕도 보였다. 김 의장은 "지난해 삼성SDI가 인도 잠재력을 생각해서 별도 판매 법인을 만들었다"며 "인도는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이륜차 전동화를 필두로 전기차까지 나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인도가 단기적으로 실적이 크게 나는 시장은 아니"라면서 "미래 시장을 보고 들어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정관 일부 변경 등의 안건을 모두 원안대로 의결됐다. 사내이사로는 최주선 대표이사(사장)를 신규 선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