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가 MG손해보험 인수를 철회하자 금융당국으로부터 청산 가능성이 제시된다. 청산을 결정하면 MG손해보험은 국내 첫 청산 보험사가 된다. 현재 MG손보 보험가입자는 124만명이다. [출처=EBN, 회사측 ]](https://cdn.ebn.co.kr/news/photo/202503/1656810_670074_4355.jpg)
메리츠화재가 MG손해보험 인수를 철회하자 금융당국으로부터 청산 가능성이 제시된다. 청산을 결정하면 MG손해보험은 국내 첫 청산 보험사가 된다. 현재 MG손보 보험가입자는 124만명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26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3월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부실금융사로 매각(혹은 부채이전) 대상이 된 MG손보를 두고 "건전한 시장질서 확립, 보험계약자 보호, 금융시장 안정 원칙을 갖고 있지만, (MG손보가 갈 수 있는) 선택지가 굉장히 좁아졌다"고 진단했다.
김 위원장은 "가장 바람직하고 실현 가능한 부분을 면밀하게 짚어보고 늦지 않은 시간 안에 처리 방안을 내겠다"라고 밝혔다. 특히 메리츠화재가 MG손보 인수를 포기하면서 청산 가능성도 언급된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한 실무진은 "MG손보가 청산된다면 한국 보험역사상 처음 청산하게 되는 보험사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MG손보를 청산하고 다른 보험사에 계약을 이전하는 방식도 고려하는 데 계약자 보호를 가장 중심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2003년 리젠트화재 매각이 결렬됐을 당시 리젠트화재 보험계약 33만건을 삼성화재·현대해상·동부화재(현 DB손보)·동양화재(현 메리츠화재)·LG화재(현 KB손해보험) 등 5개 손보사에 강제 이전하고, 2386억원을 지원한 바 있다.
지금은 시대가 변했다. 22년 전과 달리 지금은 이전을 강권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사실상 당국이 이전을 권유하고, 각 보험사가 이사회 의결을 거쳐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MG손보는 부실금융사로서 정부의 관리경영을 받는 중이다. 통상 청산 여부를 결정할 경우 정부는 해당 기업 재산가액, 사업을 계속할 때의 가치(계속기업가치), 사업을 청산할 때의 가치(청산가치) 등을 평가해 결정한다. 이때 계속기업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높으면 청산을 결정한다.
청산을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는 과정일 것으로 추정된다. 위험 보장과 예상 보험금을 기대하고 계속보험료를 지급한 계약자들이 124만명이나 되기 때문이다. 청산이 되면 계약자들은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해약환급금·보험금 각각 5000만원 한도로 보호된다.
그렇기 때문에 메리츠로의 계약이전을 반대했던 노동조합과는 달리 설계사들은 하루 빨리 금융당국에 MG손보의 재매각 추진을 촉구하고 있다. 본인들의 지인들이 다수 계약자인 만큼 계약자 보호를 해줄 보험사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당국은 매각, 계약 이전, 가교 보험사, 청·파산 등 여러 선택지를 두고 고민해왔다. [출처=연합 ]](https://cdn.ebn.co.kr/news/photo/202503/1656810_670076_4510.jpg)
MG손보 영업가족협의회 소속 설계사 200여명은 지난 25일 오전과 오후, 예금보험공사와 금융위원회 앞에서 연이어 집회를 열었다.
협의회는 이 자리에서 "124만 고객이 볼모가 되지 않도록 하루 빨리 매각 공지해 인수대상자가 선정되길 간곡히 촉구한다"며 "성공적 매각을 위해 MG 손보 전속 영업가족들은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을 이 자리에서 결의한다"고 말했다.
메리츠화재의 인수를 결사 반대했던 MG손보 노조에 대해서는 "600명 직원 살리자고 124만 고객의 계약과 전속 영업가족을 볼모삼은 노조위원장을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협의회는 집회 이후 대표자 2명과 예금보험공사 매각 담당자와 40여분 간의 면담을 통해 입장을 전달하는 시간도 가졌다.
당국은 매각, 계약 이전, 가교 보험사, 청·파산 등 여러 선택지를 두고 고민해왔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현재 유지되고 있는 계약만이라도 관리하는 가교 보험사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지만 이 역시 인원과 비용을 생각해야하고 대주주와 조직 등 최소한의 법률적 요건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례가 없는 상황이다 보니 시장에 어떤 인센티브를 주고 가교 보험사를 운영자를 찾을 지 여러 고민들이 많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