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혁 LG전자 상무가 23일 서울 엘타워에서 열린 '첨단센서 프론티어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출처=진운용 기자]
김성혁 LG전자 상무가 23일 서울 엘타워에서 열린 '첨단센서 프론티어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출처=진운용 기자]

“집집마다 슈퍼컴퓨터를 한 대씩 놓고, 전체 가전이 연결돼 복잡한 업무를 수행하는 세상이 올 겁니다.”

김성혁 LG전자 상무는 23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첨단센서 프론티어 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상무는 미래 스마트홈에 대해 “집을 로봇이라 정의하면, 가전이 엑츄에이터이자 센서 역할을 담당하고 엔비디아의 슈퍼컴퓨터나 구글의 양자컴퓨터가 브레인 역할을 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AI 가전’이라 명명된 많은 가전이 출시되고 있지만, 실제 소비자가 비용을 추가 지불할 정도로 가치를 느끼는 가전은 없는 상황이다.

콘텐츠를 추전해주는 TV, 요리 레시피를 알려주는 냉장고, 맞춤형 공기 정화를 해주는 공기청정기 등 다양한 AI 가전이 나왔지만, 이들 제품이 소비자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여주진 않는다. 

김 상무는 “AI 가전이라고 하면 영화 ‘그녀’에 나오는 인공지능처럼 자연스런 대화가 되기를 바란다”며 “그러나 이런 기능이 각 가전마다 탑재되기 위해선, 해당 AI 모델이 작동될 수 있는 시스템이 모든 가전에 들어가야 하는데, 이는 비용이 너무 비싸진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의 개인용 슈퍼컴퓨터 '디지츠' [출처=엔비디아]
엔비디아의 개인용 슈퍼컴퓨터 '디지츠' [출처=엔비디아]

인간처럼 대화하고, 모든 집안 일을 해주는 가전 제품이 등장하기 위해선 고도로 발전된 슈퍼컴퓨터가 존재해야 하고, 이를 모든 가전 하나하나에 넣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집집마다 개인용 슈퍼컴퓨터를 한대씩 놓고, 여기에 모든 가전을 연결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일 수 있다. 김 상무는 “엔비디아의 개인용 슈퍼컴퓨터 ‘디지츠’의 경우 3000달러인데, 이정도면 집안에 한 개씩 구비할 수 있는 정도”라며 “슈퍼컴퓨터 하나를 마련하고 여기에 모든 가전을 연결하는 게 더 저렴한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상무는 “실제 이 같은 전략이 현실화될 경우, LG전자는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다”며 “LG는 2017년 이후 모든 가전기기에 블루투스와 와이파이를 탑재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가전 데이터를 확보한 기업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김 상무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데이터 수집이 가능한 LG전자의 가전기기 수는 7억대다.

또한 LG전자는 각종 데이터를 수집하고 편의 기능을 제공하기 위한 첨단 센서들을 지속 개발 중이다.

전 세계에 걸쳐 데이터를 획득할 수 있는 LG전자의 가전기기가 7억대에 달한다. [출처=진운용 기자]
전 세계에 걸쳐 데이터를 획득할 수 있는 LG전자의 가전기기가 7억대에 달한다. [출처=진운용 기자]

건조기에 들어가는 비접촉 수분 탐지 센서, 에어컨에 탑재되는 레이다, 공기 오염원을 감지하는 공기질 센서 등을 개발했으며, 실제 해당 기기에 탑재된 상태다.

이런 센서들을 활용해 LG전자는 소비자의 실시간 상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비접촉 수분 탐지 센서를 통해 일주일에 몇 번 운동하는지, 레이다를 통해 집안의 구조가 어떤지, 공기질 센서를 통해 집안 상태가 어떤지를 파악할 수 있다.

김 상무는 “다양한 가전과 센서들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고, 모으고, 활용하면 굉장히 복잡한 일들을 해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조금 더 이용자를 이해하고,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여러 센서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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