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이 23일 강남 교보문고에서 ‘인생의 파도를 넘는 법’ 출간 기념 강연을 하고 있다. [출처=동원그룹]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이 23일 강남 교보문고에서 ‘인생의 파도를 넘는 법’ 출간 기념 강연을 하고 있다. [출처=동원그룹]

동원그룹 창업주 김재철 명예회장이 91세의 나이에 경영 에세이 '인생의 파도를 넘는 법'을 출간하고, 23일 서울 강남 교보타워 드림홀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다고 24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동원그룹 임직원과 일반 독자 등 140여 명이 참석했다.

김 명예회장은 강연에서 "꿈을 꾸는 동안에는 영원히 청년으로 남는다"며 "도전은 젊은이의 특권이니 지금 자신의 인생을 시도해 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도하면 성공 확률은 50%지만 시도하지 않으면 성공 확률은 0%"라며 도전의 중요성을 거듭 역설했다.

이번 저서는 김 명예회장이 산업화 시대 1세대 기업인으로 걸어온 도전의 여정과 경영 철학을 담은 에세이로, 부제는 <도전과 모험을 앞둔 당신에게>다.

책에는 가난한 소작농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나 우리나라 첫 원양어선의 무급 항해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청년 시절부터, 동원그룹과 한국투자금융지주를 일군 과정, 그리고 실패를 마주한 경험까지 폭넓게 담겼다.

김 명예회장은 강연에서 성공 사례보다 오히려 실패담을 더 강조했다. 그는 "카메라, 섬유, 조미 오징어, 삐삐 사업 등 여러 사업에서 철수하거나 손실을 입은 적이 있다"며 "도전이 항상 성공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지만, 실패를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도 이차전지 배터리, 자동화 항만, 육상 연어 양식 등 신사업에 도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술에 대한 관심도 여전하다. 김 명예회장은 "2016년 이세돌-알파고 대국을 계기로 인공지능(AI)에 깊은 흥미를 느꼈다"며, 2020년부터는 AI 인재 양성과 연구지원을 위해 사재 544억 원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기부한 사실을 소개했다.

청년 세대를 향한 조언도 이어졌다. 그는 "과거 한국투자금융을 인수한 뒤 10년간 고생한 이유는 증권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창업을 준비할 때는 반드시 사회적으로 필요한 분야인지, 자신이 잘 아는 분야인지부터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명예회장은 기업 운영 철학으로 '교육과 인센티브'의 중요성을 꼽았다. 그는 "성과가 좋으면 확실한 보상이 따라야 한다"며 "고졸 직원에게도 수십억 원대 인센티브를 지급한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금융업계에 선장 중심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해 성과 중심 문화를 정착시킨 점을 주요 사례로 언급했다.

아들들에게도 철저한 현장 중심 교육을 강조했다. 장남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은 과거 원양어선 실습을, 차남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은 생산직과 영업직을 거쳤다. 이에 대해 김 명예회장은 “지도자는 권위가 아니라 솔선수범으로 존경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향후 우리 경제에 대한 바람도 전했다. "트럼프 취임 등 국내외 변수들이 많다"며 "한국도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 다음 정부에서는 기업이 자유롭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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