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산초등학교 학생이 어린이대공원 맹수마을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출처=바르고봉사단]](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61162_675260_5141.jpg)
우리가 진짜로 나눈다는 것은 무엇일까. 장애를 가진 친구들이 세상과 자연스럽게 손을 맞잡는 방법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서툰 마음을 조심스럽게 건네고, 작은 용기를 함께 키워가는 것, 어쩌면 그것이 진짜 나눔이 아닐까.
매년 이런 질문을 가슴에 품고, 다양한 곳에서 조심스럽게 걸음을 내딛는 사람들이 있다. 교촌에프앤비의 임직원과 가맹점주로 구성된 '바르고 봉사단'은 상생과 정직이라는 가치를 삶 속에서 실천하고자 모인 이들이다. 올해는 기자 역시 그 발걸음에 함께했다.
지난 28일 바르고 봉사단은 구산초등학교 특수학급 학생들과 서울 어린이대공원에서 만났다.
올해 첫 봉사활동으로 마련된 이번 체험학습은 아이들이 새로운 환경 속에서 스스로 세상을 경험하고, 타인과의 교류를 통해 사회적 관계를 자연스럽게 넓혀갈 수 있도록 준비됐다.
동물이라는 친근한 매개체를 통해 타인과 자연스럽게 소통하고, 작은 세상을 넘어 더 큰 세상과 연결되는 작은 발걸음이 되지 않을까. 시작부터 작은 답을 찾은 느낌이었다.
![동물원 입구에 도착한 학생들은 짝꿍 선생님의 손을 꼭 잡고 차례대로 관람을 시작했다. [출처=바르고봉사단]](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61162_675286_3645.jpg)
동물원 입구에 도착한 학생들은 짝꿍 선생님의 손을 꼭 잡고 차례대로 관람을 시작했다. 낯선 공간에 조심스레 발을 내딛던 아이들은 이내 눈을 반짝이며 동물 하나하나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서툴고 어색했던 첫걸음은 시간이 흐를수록 호기심과 웃음으로 물들어갔다.
기자와 짝을 이룬 학생은 어느새 "원숭이 엉덩이가 진짜 빨개요!" "코끼리가 물놀이를 해요, 많이 더운가봐요"라며 해맑게 재잘거리기도 했다.
손에는 스마트폰 카메라를 꼭 쥐고 동물들의 특징을 하나하나 세심하게 기록했다. 구경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세상을 자기만의 언어로 담아내려는 아이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견학 도중, 어린이대공원을 찾은 다른 유치원생들의 긴 줄이 길게 늘어섰다. 구산초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차례를 기다리고, 더 어린 친구들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회적 규칙을 글로 배우는 것과 몸으로 익히는 것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아이들은 기다림 속에서 배려를, 양보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나가고 있었을 터다.
![지난 28일 서울 광진구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교촌에프앤비 '바르고 봉사단'이 구산초등학교 특수학급 학생들과 체험학습을 하고 있다. [출처=바르고봉사단]](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61162_675288_3843.jpg)
처음 만났을 때는 퉁명스럽게 대답하고 손을 잡는 것조차 주저하던 친구는 견학이 끝날 무렵에는 먼저 다가와 "저 여기서 사진 찍어주세요!"라며 환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좋아하는 동물과 조형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웃음 짓는 모습은 반나절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에도 신뢰를 쌓을 수 있다는 경험치가 서로에게 적립되는 순간이었다.
돕는 사람과 도움을 받는 사람이라는 경계를 넘어, 함께 걷고 함께 웃으며 서로에게 배움이 있었던 하루.
아이들의 작은 손이 잡은 것은 낯선 짝꿍의 손만이 아니라 세상과 이어지는 따뜻한 끈이었길. 아직 서툴지만, 함께라면 충분히 이어갈 수 있을 것 같은 희망. 그 작고 단단한 믿음이 아이들 안에, 그리고 우리 안에도 조용히 심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