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10일 EBN 유튜브 대담 프로그램에서 이창섭 대표와 대한민국이 강대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적 조건과 과제를 진단했다. [출처= 우준형 기자]](https://cdn.ebn.co.kr/news/photo/202506/1665881_680730_3834.png)
서울대 국제대학원의 이근 교수는 최근 출간한 저서 《2030 대한민국 강대국 시나리오》에서 대한민국의 궁극적 국가 비전으로 ‘강대국’을 제시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교수는 6월 11일 서울 양재동 EBN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유튜브 대담 프로그램(진행: 이창섭 EBN 대표)에 출연해, 대한민국이 강대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적 조건과 과제를 진단했다.
이 교수는 “대한민국은 세계 1~3위 강대국인 미국, 중국, 일본에 둘러싸인 유일한 국가”라며 “이들 사이에서 생존하고 번영하려면 우리 역시 강대국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강대국의 조건으로 △경제력 △기술력 △인적자원을 제시하며, “중국의 부상도 군사력이 아닌 과학기술과 경제력에 기반했다. 인공지능, 우주항공 등 미래산업을 선도하는 한국 역시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생계형 정치와 지식인의 득세… 사라진 국가 비전
이 교수는 오늘날 한국 정치와 언론, 학계가 공적 목표를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정치인은 ‘한 자리’ 얻는 데만 몰두하고, 교수나 언론인도 생계형으로 전락해 국가의 미래를 말하지 않습니다. 이들이 가슴 뛰는 국가 비전 없이 유튜브 셀럽처럼 행동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는 시장은 명확한 이익이라는 목표로 경쟁하고 진화하지만, 공공영역은 그와 같은 동력이 없어 더욱 명확한 비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공정한 경쟁 질서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질서의 ‘참여자’ 아닌 ‘설계자’로
강대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으로 이 교수는 “국제질서의 설계자 역할”을 주문했다.
“쿼드, 오커스, G7 등은 모두 강대국들이 주도하는 질서 설계의 산물입니다. 우리는 그 질서에 단순히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 설계자로 올라서야 합니다.”
그는 미국뿐 아니라 일본과도 미래시장을 함께 설계하는 ‘규범 기반 공급망 동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해체하려는 성향이 강하다”며, “이들과 실리 외교를 하다간 오히려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예능화된 정치 문화, 정치를 ‘직업’으로 인식해야
정치의 본질에 대해서도 이 교수는 단호했다.
“정치는 공부하고 헌신해야 하는 고귀한 직업입니다. 퍼포먼스와 팬덤 정치를 넘어, 소명의식을 가진 정치인이 미래를 이끌어야 합니다.”
그는 독일·스웨덴 정치인 사례를 언급하며, “실적 없으면 퇴출되는 게 당연한 선진국 정치 시스템”이라며 “정치는 ‘자리’가 아닌 ‘직업’이 되어야 하며, 명확한 국가 목표 아래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2기와의 연대는 한국의 황금시대 열 기회
이 교수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현실주의 노선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트럼프는 기존 질서를 해체하려는 것이 아니라 재설계하려는 인물입니다. 한국이 미국과 함께 새로운 국제질서를 만드는 데 주도적으로 참여한다면, 한국의 황금시대를 열 수 있습니다.”
특히 “우리가 누려온 번영의 기반은 자유주의 국제질서였으며, 이를 유지하고 확장하는 데 한국이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추격형 인재에서 선도형 인재로… 교육 패러다임 전환 절실
이 교수는 “1명의 천재가 10만 명을 먹여살린다”는 고(故) 이건희 회장의 말을 인용하며, 인재 육성 방향의 전환을 강조했다.
“이제는 추격형 수재가 아니라, 글로벌 질서를 선도할 천재를 길러야 합니다. 선도형 인재를 키우는 교육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세대 전환과 시스템 개혁 없이 강대국은 불가능
마지막으로 그는 “지금의 기성세대는 여전히 20세기형 개도국 마인드에 머물러 있다”며, “건전한 기성세대가 미래지향적 청년 세대와 함께 세대 전환을 이뤄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정치·학계·언론 등 사회의 시스템과 소프트웨어가 함께 변화해야 한다며, “스스로를 성찰하고 직업윤리를 회복하는 지식인 사회가 국가 경쟁력의 기반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근 교수와 이창섭 대표의 대담은 'EBN 산업경제 유튜브 채널'에서 다시보기로 시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