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김채린 기자]](https://cdn.ebn.co.kr/news/photo/202506/1665885_680736_5513.jpeg)
카카오 노동조합이 처음으로 공식적인 파업에 돌입한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 ‘크루유니언’은 10일 “카카오모빌리티와의 임금·단체협상 결렬에 따라 11일부터 단계적 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파업은 11일 2시간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18일 4시간 부분파업과 대규모 집회를 거쳐 오는 25일 전면 파업으로 이어질 계획이다.
크루유니언은 “카카오 노동조합 설립 이후 처음으로 파업을 감행하게 됐다”며 이번 파업에 ‘사상 첫 파업’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웠다. 그러나 이를 두고 카카오 내부에서는 냉소적 반응이 뒤따르고 있다. 이미 지난 3월,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분사 이슈와 관련해 노조가 파업을 선언하며 고용 안정성 보장을 요구한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 파업이 실제로 집행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파업이 ‘실질적 첫 파업’이라는 주장이 가능하다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하지만 카카오 내부에서는 이를 ‘정권 교체 후 첫 파업’이라는 정치적 상징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해석하며, 일종의 언론 플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내부 관계자는 “노조가 이번 파업을 ‘처음’이라고 강조하는 데에 너무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며 “사실상 말장난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이번 파업은 카카오모빌리티와의 임금협상 및 복지 관련 갈등에서 촉발됐다. 노조는 임금 인상률에 대한 회사 측의 일방적 통보, 인센티브 산정 방식의 불투명성, 복지 제도의 축소 등을 핵심 쟁점으로 삼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협상의 문은 여전히 열려 있다”며 사태 확산 방지를 위한 대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카카오는 최근 경영 불확실성과 이미지 타격,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의 정치적 변화 등 대내외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 특히 창업자인 김범수 의장이 건강 문제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경영 전반에 긴장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번 파업 선언은 조직 내부 균열로까지 비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노조 측은 “카카오 구성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파업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으나, 사측과의 협상 경과와 파업 수위에 따라 여론의 향배는 갈릴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도 노조 활동의 순수성과 실효성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적지 않다.
실제로 일부 직원들은 사내 익명 커뮤니티에서 “파업보다는 내부 설득과 논리 싸움이 더 효과적이지 않겠냐”, “정치적 수사에 치우친 노조 활동이 오히려 회사를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