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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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의 구조적 변화 속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고성장 품목 중심의 세계시장 흐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같은 기간 중국은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며 명백한 대조를 이뤘다.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2일 발표한 ‘성장업종 수출시장 활용현황 평가’ 보고서를 통해 “성장 속도가 빠른 시장에서 우리 기업의 수출은 글로벌 수요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구조적인 대응 부진을 지적했다.

보고서는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수출시장 규모의 연평균 성장 속도를 기준으로 제조업 전 품목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한 200개 품목을 ‘성장시장’으로 정의하고, 해당 시장에서의 한국과 중국의 수출 변화 흐름을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성장시장 내 한국의 시장점유율은 2015년 5.6%에서 2022년 5.0%로 0.6%p 하락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수출액은 1282억 달러에서 2398억 달러로 1.9배 증가했지만, 성장시장 전체가 2.1배 커지는 동안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반면 중국은 같은 기간 성장시장 점유율을 21.7%에서 31.2%로 무려 9.5%p 확대했다. 수출액 기준으로는 4598억 달러에서 1조100억 달러로 2.2배 증가하며 시장 성장보다 앞서는 흐름을 보였다.

특히 성장시장 내 한국의 수출 상위 20개 품목을 보면 반도체, 배터리, 철강, 건설기계 등 16개 품목에서 중국의 수출 성장 속도가 한국을 앞질렀다. 이는 핵심 산업군에서도 한국이 점유율 방어에 실패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 선임연구위원은 “시장 기회가 집중되는 성장품목에서 한국 수출기업은 성장 속도에 비례한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며 “중국의 경쟁력 강화가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세계시장의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려면 기업 차원에서는 신제품과 신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정부는 새로 등장하는 성장시장을 조기에 발굴해 기업에 제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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