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란티스 로고 [출처=연합뉴스]
스텔란티스 로고 [출처=연합뉴스]

세계 4위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Stellantis)'가 고급차 브랜드 마세라티(Maserati)의 매각 가능성을 포함한 포트폴리오 재편을 본격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21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탈리아·프랑스 합작의 자동차 제조사 '스텔란티스'가 자사 14개 브랜드의 사업 전략을 재조정하며 마세라티의 미래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세라티 매각 검토는 안토니오 필로사가 신임 CEO로 취임하기 전부터 진행돼 왔다. 존 엘칸 회장이 이끄는 스텔란티스 이사회는 CEO 인선 과정에서도 비효율 브랜드 구조조정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특히, 미국 내 관세 강화 및 중국과의 경쟁 심화가 브랜드 정비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스텔란티스는 마세라티와 알파로메오 브랜드의 향후 전략 수립을 위해 지난 4월 경영컨설팅사 맥킨지에 자문을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에는 두 브랜드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표명했지만, 내부적으로는 매각 가능성도 포함한 모든 방안을 열어놓고 검토 중이라는 것이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단, 스텔란티스 대변인은 "마세라티는 매각 대상이 아니다"며 공식적으로는 부인했다.

마세라티는 지난 2024년 판매량이 전년 대비 절반 이상 줄어든 1만1300대를 기록했다. 작년에는 2억6000만유로(2억9800만달러)의 조정 영업손실을 입었다. 브랜드 책임자인 산토 피칠리는 신임 CEO가 부임하는 대로 새로운 사업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로이터는 스텔란티스 이사회 내부에서도 마세라티의 처리 방향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이사들은 마세라티가 지속 가능하게 회복되기 어렵다고 보고 매각을 주장하는 반면, 다른 이사들은 브랜드 가치와 고급 이미지 유지를 이유로 유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장 일각에선 체리(Chery), 지리(Geely), 상하이자동차(SAIC) 등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마세라티 같은 유럽 고급 브랜드에 관심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는 과거 지리가 볼보를, SAIC가 MG를 인수한 선례와 유사한 맥락이다.

투자자와 분석가들은 스텔란티스가 브랜드 수를 축소해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이익률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스텔란티스의 주가는 지난해 3월 이후 3분의 2 수준으로 하락한 상태다. 이에 따라 마세라티 처리 방안은 향후 스텔란티스의 체질 개선과 브랜드 전략에서 중대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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