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젠슨 황 CE0 [출처=엔비디아 홈페이지]](https://cdn.ebn.co.kr/news/photo/202507/1670623_686272_389.jpg)
미국 트럼프 정부가 엔비디아의 보급형 인공지능(AI) 반도체 칩 'H20'의 중국 수출을 허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업계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 등 해외소식통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국 출장길에 오른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15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 제품의 중국 수출을 승인했다"며 "중국에 H20을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군사용으로 활용된다는 이유로 지난 4월 수출을 금지한 지 3개월 만이다.
H20은 엔비디아가 지난 2022년 공개한 AI 가속기 H100의 저사양 버전이다. 엔비디아는 중국 수출을 위해 2023년 11월 H100의 성능을 떨어뜨린 H20을 개발, 판매하기 시작했다. 중국 AI 딥시크 출현 이후 미·중 간 AI 패권 경쟁이 달아오르자 미국은 H20 수출을 금지했다.
H20의 중국 수출이 재개되면 삼성전자도 반사이익을 얻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4월 수출 규제 전까지 H20에 들어가는 4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를 엔비디아에 공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업계 전문가는 "미국의 수출 규제가 중국의 반도체 자립을 부추길 것이라는 젠슨 황 CEO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화웨이가 자체 AI 가속기를 개발하자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잠재우기 위해 엔비디아의 H20 중국 수출을 허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화웨이는 올해 초 엔비디아의 보급형 AI 가속기 성능에 버금가는 '어센드 910C'를 독자적으로 개발, 알리바바 등 중국 빅테크에 납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젠슨 황 CEO는 지난 10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 기업들이 AI 시장을 지배하려면 엔비디아가 전 세계에 자유롭게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HBM3 판매 호재
삼성전자는 지난 4월 H20 수출 규제 전까지 엔비디아에 H20용 4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를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미국 트럼프 정부가 H20을 시작으로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규제를 완화할 것이란 전망을 하고 있다.
중국 수출 규제가 완화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사업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에만 1조5000억원 규모의 재고충당금을 쌓은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고객으로부터 수주받아 파운드리 사업부가 만들어놓은 AI칩과 저가 HBM, D램·낸드플래시 등이다. SK하이닉스도 중국 우시 D램 공장의 설비 개선 및 판매망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