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판매 대리점 [출처= 김채린 기자]](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3238_689327_5836.jpeg)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폐지 이후, 알뜰폰(MVNO)이 '보조금·사은품 전면 경쟁 참여자'로 떠오르며 통신시장 구조를 바꾸고 있다.
◆ 시장 흔든 번호이동 수치 급증…알뜰폰 존재감도 덩달아 확대
5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7월 국내 이동통신 번호이동자 수는 92만567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6월(66만 6,618명)에 비해 38.9% 증가한 수치로, 2014년 단통법 시행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3월(52만5937명) 대비 무려 76% 상승한 수준으로, 소비자들이 대거 통신사를 옮기며 시장이 재편되는 모양새다.
알뜰폰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7월 알뜰폰 가입자 순증은 1만3858명으로, 전월(6000명 수준)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알뜰폰 사업자 간 번호이동은 20만2884건을 기록, 번호이동 시장 전체에서 약 20%를 차지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
◆ 단통법 폐지 이후 알뜰폰 활력…혜택 경쟁 본격화
단통법 규제 해제 이후 KT엠모바일·U+모바일·LG헬로모바일 등 대형 MVNO들이 3만~10만 원대 현금성 페이백과 수십만 원 상당 상품권 이벤트에 주력하면서, 알뜰폰은 기존 소비자층을 넘어 보조금 경쟁의 판도 변화 주체로 급부상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단통법 폐지로 유통구조에 대한 규제 봉쇄가 풀리자, 과거 알뜰폰과 이통 3사를 구분 짓던 경계가 무너지기 시작했다"며 "단순 저가 이미지에서 벗어나 MVNO도 현재는 보조금 경쟁의 전면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알뜰폰은 가성비가 무기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단통법 폐지라는 제도적 변화와 맞물려, 혜택 중심의 유통 경쟁으로 전략을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전환은 MVNO가 더 이상 소비자의 보조적 통신채널이 아니라 선택지 자체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은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에 단통법 없는 무한 경쟁 환경에서 오히려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며 "이유는 낮은 진입 비용과 변화 민첩성 덕분"이라고 말했다.
실제 알뜰폰 업계 내 일부 브랜드는 할인 파격성과 풍성한 사은품을 집중 배치하며 고객 유입을 유도하고 있다.
◆ 통신시장 재편 신호탄…이통 3사 전략에도 영향 미칠까?
7월 시장 변화는 이통 3사에도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SKT·KT·LG유플러스가 단통법 폐지 이후 보조금 경쟁을 활성화할 경우, 알뜰폰과의 경쟁 구도 속 가입자 유출 방지 전략, 마케팅 자원 배분, 유통 채널 정비 등이 핵심 과제로 부상할 수 있다.
정치권과 정책 당국도 이러한 흐름을 주목하고 있다. 단통법 폐지는 소비자 혜택 확대를 위한 제도적 변화였지만, 알뜰폰이 실질 시장 질서 변화의 중심축 편입을 시도하면서 사후 규제 또는 유통 질서 정비 필요성이 논의되고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단통법 폐지로 이동통신 3사의 보조금 경쟁이 다시 본격화될 경우, 알뜰폰 업계의 강점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저렴한 요금이라는 최대 강점이 희석될 수 있는 만큼, 정부의 제도적 보완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알뜰폰은 망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기존 이동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로부터 망을 임차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요금제를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늘려왔다. 특히 MVNO 채널이 손쉬운 접근성과 파격 혜택으로 시장 중심부에 진입하며, 향후 소비자 선택 기준의 다변화를 촉진해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핵심은 알뜰폰이 일시적 요금 이벤트 중심이 아닌 지속 가능한 경쟁력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가에 달렸다"며 "이통 3사가 어떻게 대응하며 유연하게 변화에 적응할지 주시할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