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 사옥 전경.[출처=연합]
롯데건설 사옥 전경.[출처=연합]

건설사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말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표어나 약속이 아니라, 기술을 내재화하고 수주로 입증하려는 변화가 보고서 속에 선명히 드러난다. 본 기획은 숫자와 전략, 실행 사례가 담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건설사 ESG의 현재형을 추적해본다. [편집자주]

롯데건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략을 선언에서 실행으로 전환하며 주목받고 있다. 표면적인 이니셔티브를 넘어 주택·건축·토목·플랜트·해외 등 5대 주요 사업 부문에서 실질적인 ESG 연계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으며, 각 사업 부문의 고유한 특성과 리스크에 맞춘 실행 프레임을 통해 현장 중심의 ESG 전략을 추진 중이다.

7일 롯데건설 ESG 보고서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기술·설계·시공·운영 전반에 걸쳐 ESG 요소를 구체적인 프로젝트로 구현하는 방향으로 전개하고 있다.

먼저 주택 부문에서는 친환경 기술과 스마트 기술을 융합한 저탄소 주거 단지 개발이 본격화됐다. 태양광, 연료전지, 지열 냉난방 시스템 등 탄소 저감형 설비를 기본으로, AI 기반 품질관리와 홈 IoT 플랫폼을 적용한 '지능형 주거공간'이 확산되고 있다. 대표 사례인 'VL르웨스트'와 '용산 남영역 롯데캐슬'은 BIPV(건물일체형 태양광)와 연료전지를 통합해 단지 내 에너지 자립형 구조를 구현했다. 롯데건설은 향후 주택 생애주기 전반에서 탄소를 줄이는 ‘건설형 순환경제’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건축 부문에서는 설계 초기부터 탄소 감축 요소를 반영한 친환경 건축물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서초 복합시설에는 BIPV가 적용됐으며, 시흥 장현지구 복합시설은 에너지효율 1+ 등급을 확보했다. 또한 스마트물류센터에는 대규모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ESG 기술 적용의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설계와 시공 전 과정에는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과 AI 기술이 도입돼 에너지 소비 예측과 최적화를 실현하고 있다. ESG 요소를 사후 보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기획 단계부터 ESG를 내재화한 점이 특징이다.

토목 부문에서는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복합형 인프라 구축이 주목된다. '이수~과천 복합터널'은 차량 소통 기능뿐만 아니라, 대용량 빗물 저장 기능까지 갖춘 국내 최초의 복합 인프라다. 이 터널은 홍수 예방과 교통 혼잡 해소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ESG 융합 모델로 평가받는다. 롯데건설은 이 같은 복합형 인프라 수요가 향후 도심지를 중심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도시 회복력 강화를 위한 새로운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플랜트 부문에서는 기존 석유화학 중심의 탄소집약형 산업 구조에서 탈피해, 수소·바이오 등 저탄소 고부가가치 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고 있다. 대표 사례로는 롯데바이오로직스의 CDMO(위탁개발생산) 프로젝트, 인도네시아 고도화 시설, 충남 내포신도시 연료전지 발전소가 있다. 내포 연료전지 발전소는 기존 대비 약 45%의 탄소 감축이 가능한 설비로, 청정에너지 중심의 분산형 전력 인프라 구축에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ESG 기반의 고부가 EPC 사업 확대 전략의 일환이다.

해외 부문에서는 ESG를 '글로벌 스탠다드'로 설정하고 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주요 시장에서는 LEED, EDGE, GGBS 등 국제 친환경 인증 기준을 설계 단계부터 반영하고 있다. 또한 해당 지역의 태풍 등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해 단순한 인프라 건설을 넘어 피해 복구 지원, 현지 주민 고용, 직무 교육 등 사회책임 이행까지 병행하고 있다. ESG를 인증 중심의 기술 요소에 국한하지 않고, 지역사회와의 관계 설정까지 아우르는 장기적 과제로 확장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롯데건설은 2025년을 ESG 경영의 본격 실행기로 규정하고 있다. 보고서 작성이나 공시 중심의 접근을 넘어서, 각 사업 부문별 특성에 맞춘 맞춤형 전략을 현장 중심으로 전개하며 "ESG가 곧 사업"인 구조적 전환을 이루고 있다.

회사는 ESG 보고서를 통해 "전사 일괄 적용 방식이 아닌, 부문별·과제별로 구체화된 ESG 전략이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다"며 "기후 리스크 대응부터 사회적 책임, 글로벌 기준까지 전 영역에서 실행 중심의 ESG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롯데건설의 ESG 전략은 국내 건설업계가 공시 중심의 형식적 ESG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사업 구조 전환으로 나아가는 흐름을 대표하는 사례로 꼽힌다. 특히 기술, 설계, 공정, 운영, 지역사회 등 모든 사업 단계에서 ESG가 실천되고 있다는 점에서 산업계 패러다임 변화의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키워드
#롯데건설 #ES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