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육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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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산 K-9 자주포의 베트남 수출 계약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K-방산 역사상 첫 공산권 국가 시장 진출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22일 베트남 현지 소식통 및 국내 방산업계에 따르면 K-9 자주포 수출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베트남에 직접 납품하는 방식이 아닌 정부 간(G2G) 거래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를 통해 이뤄진다.

이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특히 최근 스프래틀리 군도(베트남명 쯔엉사 군도) 등을 두고 중국과 마찰을 빚으면서 베트남이 택한 우회적 방식이다.

계약은 2억5000만 달러(약 3500억원)로 당초 예상 금액인 3억 달러보다 조금 낮은 수준으로 전해졌다. 유지·보수·정비(MRO) 계약을 제외한 것으로 2차 추가계약 성사를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이다.

이번 K-9 수출은 베트남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불안정해진 러시아산 무기 수급을 해결하고, 국방력을 다변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베트남은 지속해서 한국형 방산 프로젝트에 관심을 보여왔다. 지난 2022년 응우옌쑤언 푹 국가주석이 방한해 국방·방산 분야 협력을 약속했고, 2024년 판 반 장 국방부 장관이 방한해 K-9을 직접 살펴봤다. 응우옌 홍 퐁 베트남 포병 사령관은 지난 14일 천궁 II 제작사인 LIG넥스원을 방문해 K-9 자주포 외에 천궁-II 지대공 미사일 생산 기술 이전에도 관심을 표명했다.

베트남은 한국을 포함해 11번째 K-9 도입국이 됐다. K-9이 동남아시아 국가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K-9 도입국은 튀르키예, 폴란드, 핀란드, 에스토니아, 노르웨이, 이집트, 인도, 호주, 루마니아다.

이번 수출은 한국 언론의 보도로 먼저 알려졌다. 베트남 현지 언론은 한국 언론의 보도를 인용하는 형태로 소식을 전할 뿐 공식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등으로 중국과 긴장 관계에 있는 베트남이 군사 현안을 공식화하지 않고 '조용한 외교'로 진행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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