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가 해킹 사고로 인한 고객 정보 유출사태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지난 18일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가 해킹 사고로 인한 고객 정보 유출사태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롯데카드 해킹 사태와 관련해 조좌진 대표가 고개를 숙였지만, 정작 정보 유출을 당한 고객들은 까다로운 재발급 절차를 거쳐야 재발급이 가능한 상황이다.

배송 가능 일정 안내도 미흡하고 언제 올지 모르는 배송업체의 연락을 무조건 기다릴 것을 요구했다. 방문 수령도 가능하지만, 이에 따라 발생하는 교통비 등 비용은 없다.

2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로 롯데카드는 자사 홈페이지·디지로카 애플리케이션, 휴대전화 문자서비스 등을 통해 카드 재발급 및 비밀번호 변경을 고객들에게 요구했다.

해킹으로 인해 개인정보가 유출된 롯데카드 회원은 전체 이용자의 약 3분의 1인 297만명, 이중 카드 부정 사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고객은 28만명에 달한다.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는 지난 18일 해킹 사태에 대해 고개를 숙였고, 조 대표는 "그 어떤 피해 사실이라도 발생하면 롯데카드가 전액 보상하겠다"고 했다.

롯데카드는 '회원님의 안전한 카드 사용을 위해서 카드 재발급과 비밀번호 변경을 적극 권장드린다'며 디지로카앱, 모바일메신저, 콜센터(고객센터) 등을 통해 재발급이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롯데카드로 인해 재발급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롯데카드 측은 자체 기준을 준수하도록 했다.

카드 재발급 신청에 따른 수령 절차를 살펴보니 직장 또는 자택에서 받을 경우 지정한 주소지에서 배송업체 직원 방문, 롯데백화점 카드센터 수령은 고객이 방문해 받아갈 수 있다.

카드 배송업무는 롯데카드가 아닌, 대행업체인 '제니엘시스템'이 담당했다.

자택이나 직장에서 카드를 수령할 경우 본인이 직접 받아야 하며 부재 시 가족, 회사동료 등이 대신 받을 수 있었다.

롯데카드 콜센터를 통해 배송 날짜를 지정하거나, 도착 예정 일자를 미리 알 수 있을지 수차례 문의했으나 상담직원은 알려줄 수 없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배송업체와 조율하라는 안내를 하고 있다.

이동, 회의, 개인일정 등으로 자리를 비울 경우 엇갈릴 수 있기에 방문 전 연락을 줄 수 있을지 문의해보니 롯데카드는 배송업체에 관련 내용을 전달한다는 입장이다.

롯데카드 콜센터가 아닌 롯카앱 등을 통해 카드 재발급 신청을 하더라도 배송 가능 일자 지정, 배송 일정 조율은 고객이 직접 설정할 수 있는 없었다. 

카드 유효기간 만료, 카드 분실 또는 훼손이 아닌 해킹 문제로 카드 재발급을 롯데카드가 요구하면서 수령과 관련된 절차는 배송업체에 넘기고 있었다.

도착 전 미리 연락을 달라고 수차례 요청했지만 배송업체인 제니엘시스템 배송원은 주소지에 찾아온 뒤에 방문 사실을 통보했다. 부재 중인 사실을 전하자, 다른 사람이 내려올 것을 요구했다. 

다른 날짜에 배송해줄 것을 말했지만, 제니엘시스템 직원은 자신이 배송 가능한 날짜만 안내했다. 결국 '반송해야 하냐' 물으니 '반송 처리하겠다'고 했다.

카드 배송업체와 조율이 가능한 것으로 롯데카드 측은 설명했으나 실제 상황과 차이를 보인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카드 재발급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배송) 날짜 지정은 어렵다"면서 "배송업체 배송원이 고객께 사전 연락을 드리는 과정에서 원하는 날짜와 시간을 조율 할 수 있다"고 했다.

롯데카드의 설명과 달리 배송업체인 제니엘시스템 배송원은 도착 전까지 사전 연락도 없었으며, 고객이 수령 가능한 날짜·시간 설정은 배송직원 스케줄이 기준이 됐다.

롯데카드는 배송업체가 아닌, 롯데백화점에서도 카드수령이 가능하다고 안내한다. 현재 롯데백화점 카드센터는 전국에 31곳이 있다. 이중 10곳은 서울, 9곳은 경기·인천 소재이며 나머지 12곳은 비수도권에서 운영 중이다.

카드가 롯데백화점 카드센터에 도착하면 직접 찾으러 갈 수 있으나, 고객이 휴무일·영업 시간을 확인해야 하고 방문 과정에 따른 교통 비용은 직접 부담이다. 롯데카드 해킹 사태에 따른 재발급이지만 절차상 고객 기준 편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롯데백화점이 단 한 곳도 없는 강원지역에서는 사실상 직접 수령이 어렵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따른 재발급 절차가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롯데카드 고객센터 측은 "(교통비 등) 보상 관련해서 구체적으로 나온 지침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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