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뉴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10/1683351_701021_546.jpg)
미국이 러시아 최대 원유 생산업체 두 곳에 대한 제재를 단행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에 나서라고 압박하며 외교 기조에 급격한 전환을 보였다.
2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최근 국영 석유기업 로스네프트(Rosneft)와 민간 기업 루코일(Lukoil)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두 회사는 러시아 전체 원유 수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핵심 기업이다.
제재 직후 브렌트유는 4% 가까이 급등해 배럴당 65달러 선에 근접했고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도 61달러를 향해 상승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푸틴과의 회담 가능성을 언급하며 유화적 메시지를 보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트럼프는 “헛된 회담은 원치 않는다”며 태도를 바꿨고, 중국과 인도에 러시아산 원유 수입 중단을 요구했다. 그는 인도 모디 총리로부터 “수입을 단계적으로 줄이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러시아산 원유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대부분의 서방국가에서 외면받았지만, 인도와 중국은 예외였다. 두 나라는 러시아 원유의 최대 수입국으로 떠오르며 시장에서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번 제재가 기존의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와는 달리 공급 자체를 겨냥한 고강도 조치라고 평가했다. ING그룹의 원자재 전략 책임자 워런 패터슨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러 정책이 강경하게 전환됐고, 향후 2차 제재로 확장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제재 실효성에 대한 회의도 있다. 워싱턴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레이첼 지엠바는 “불법 금융망이 여전히 작동하고 있어 제재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며 “중국과 인도가 미국의 2차 제재 가능성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유럽연합도 러시아 제재에 동참한다. EU는 45개 기관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제재안을 오는 24일 공식 채택할 예정이며 여기에는 중국과 홍콩 소재 기업 12곳도 포함됐다.
이번 제재 발표는 유가 반등세에 불을 지폈다. 브렌트유는 5개월 만의 최저치에서 반등했지만, 여전히 글로벌 공급 과잉 신호로 월간 기준 3개월 연속 하락세 가능성은 남아 있다. 시장은 당분간 제재 효과와 공급 충격 사이에서 방향성을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