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엔비디아]](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4924_702766_3917.jpeg)
국내 인공지능(AI) 개발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미국 반도체·AI 기업 엔비디아(NVIDIA)가 한국 정부 및 주요 기업들과 손을 잡고, ‘한국형 대형언어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 개발과 AI 인프라 확장에 속도를 내기 시작해서다.
3일 ICT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가 최근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서 GPU 공급 계획을 공개하면서 한국 정부는 NVIDIA의 최신 GPU 약 26 만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 가운데 5만장 이상이 토종 LLM 개발 및 AI 인프라 구축용으로 쓰인다.
엔비디아의 이번 공급 결정은 한국형 인공지능 생태계 구축을 위한 대형 인프라 투자다. SK 텔레콤, KT, 카카오 등 통신·플랫폼 기업들이 LLM 개발 및 AI 클라우드 인프라 부문에서 핵심 역할을 맡는다. 특히 카카오와 네이버 등 플랫폼 기업은 한국형 LLM 활성화를 위해 한국어 데이터셋 확보 및 응용모델 공동 개발 협력체로 언급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대규모 GPU 공급과 함께 한국 내 산업용 ‘AI 팩토리’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 그룹사들은 이 인프라 위에서 한국어 중심 LLM을 개발하고, 제조·통신·금융 등 국내 산업에 특화된 AI 모델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협업은 단순한 하드웨어 공급을 넘어 한국이 AI 모델 ‘도입’ 단계에서 ‘개발 주도’ 단계로 도약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협업이 단순 하드웨어 공급을 넘어 ‘토종 LLM 생태계’ 구축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한 ICT업계 관계자는 “한국어·한국문화 특화 모델이 글로벌 시장에서 틈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과제도 남아 있다. 대형 LLM 개발에는 막대한 연산자원 등 대응 능력이 필수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과 정부가 한국어·한국문화에 특화된 LLM을 구현하겠다는 목표는 분명하지만, 데이터 품질·모델 학습 비용·윤리·규제 대응 등 넘어야 할 장벽이 많다.
또한 국내 기업이 기술적으로 글로벌 리더들과 격차를 줄일 수 있을지에 대한 내부 우려도 존재한다. 정부가 발표한 ‘텍스트 기반 AI’와 ‘물리환경 대응 AI’ 이원 전략이 실행으로 옮겨지는지 여부가 향후 12개월간 관전 포인트다.
국내 통신사 한 관계자는 “한국형 LLM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면 인프라 마련뿐만 아니라 플랫폼·서비스 설계력도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형 LLM 개발 프로젝트는 이제 막 출발선에 섰다. 엔비디아와 국내 통신사 및 플랫폼사가 맺은 이번 파트너십이 ‘말이 아닌 모델’로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전 세계 AI 경쟁 구도 속에서 한국의 반격이 시작되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