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일렉트릭 초고압 변압기. [출처=HD현대일렉트릭 ]](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6432_704477_1910.png)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확산과 북미 송전 인프라 투자 붐이 맞물리며 HD현대일렉트릭이 '고압 성장 궤도'에 올랐다.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4분기에도 외형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공급자 우위 시장이 장기화되면서 내년 이후 실적뿐 아니라 중장기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 3분기 매출 9954억원, 영업이익 247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6%, 영업이익은 51%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24.8%로 역대 최고치다.
북미 전력망 투자 확대와 초고압 변압기 수요 급증이 실적을 이끌었다. 미국 텍사스와 중부 지역을 중심으로 대형 유틸리티 기업들이 신규 송전망을 확대하면서 초고압 변압기 발주가 급증했다.
HD현대일렉트릭의 3분기 북미 수주는 전년 동기 대비 192% 폭증한 7억6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체 수주 잔고 중 70% 가까이 북미에서 발생했다.
3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70억 달러(약 10조500억원)에 달했다. 특히 북미 지역 수주는 전년 대비 192% 폭증한 7억6300만 달러로, 전체의 66%를 차지했다. 미국 유틸리티 기업들이 345~500kV급 송전망을 765kV급으로 고도화하는 추세가 본격화된 영향이다.
LS증권 이민재 연구원은 "미국 전력망 확충이 초고압 설비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기술 경쟁이 가능한 기업은 사실상 몇 곳에 불과하다"며 "공급 부족은 장기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BNK투자증권 이상현 연구원도 "4분기에도 유사한 수주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며 "납기 예정 물량이 많아 매출이 전 분기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시장이 주목하는 점은 이같은 전력망 특수가 구조적인 호황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미국 내 초고압 변압기 생산량은 2035년까지 연 140~220대 수준으로 예상되지만, 수요는 연 210~300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공급 부족이 구조적 성장의 근거가 되는 셈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북미 전력망 투자가 급증하는 흐름에 맞춰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력 제품인 초고압 변압기와 중저압 차단기 수주가 늘자 국내외 주요 생산거점을 잇따라 증설 중이다.
지난해 울산과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1차 증설을 마친 데 이어, 내년 말까지 2차 증설을 완료해 연간 약 5200억원 규모의 추가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한 청주 공장의 중저압 차단기 라인도 올해 안에 증설을 마무리한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관세 부담과 신규 라인 안정화가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의 상호관세 인상(10→15%)으로 3분기 약 100억원의 관세비용이 발생했으며, 4분기에는 통관 물량 증가로 추가 부담이 예상된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미국향 관세 우려가 완화되고 AI데이터센터 건설 본격화, 초장거리 전력망 건설에 따른 초고압 전력기기 발주 증가 등 우호적인 시장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AI 프로젝트 및 친환경 인프라에 대한 글로벌 투자가 지속되는 만큼 앞으로도 적극적인 수주 확대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