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지철 LG유플러스 공간플랫폼사업팀 팀장 [출처= LG유플러스]
허지철 LG유플러스 공간플랫폼사업팀 팀장 [출처= LG유플러스]

서울 강남역 인근. 화려한 플래그십 매장이 즐비한 지역 한 켠에서, 통신사 LG유플러스가 운영하는 문화 공간 ‘일상비일상의틈(이하 ‘틈’)은 단말기 판매보다는 ‘머무름’을 설계한 공간이다. 틈에 현장감을 더하기 위해 팝업과 전시 주제별로 국내외 관련 현장을 직접 발로 뛰어다니면서 LG유플러스에서 공간플랫폼사업팀을 맡고 있는 허지철 팀장을 EBN이 만나, 틈이 고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와 방향에 대해 들었다.

통신사 매장이 아닌 ‘틈’의 탄생 배경

“통신사 매장은 MZ세대가 잘 들어오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에 ‘틈’을 오픈하게 됐죠” 허지철 팀장은 2020년 9월 7일 강남에 틈이 등장했던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강남에 열린 틈은 일반 통신 매장의 정체성 대신 카페, 독립서점과 함께 협업하며 MZ세대 고객 유입을 자연스럽게 유도했다. 특히 2023년 초부터 레고, K‑팝 아이돌 그룹 세븐틴, 올데이프로젝트 데뷔, LG트윈스 팝업 등 문화 이벤트를 기획하며 다양한 고객층의 발길을 끌었다.

고객이 머무르며 느끼는 경험 기반 설계

틈은 단순히 단말기 제품을 파는 공간이 아니다. 초기 틈은 LG유플러스의 통신사 정체성보다 고객과의 소통에 집중했다. 허 팀장은 “통신사 느낌을 최대한 지우고, ‘나를 알아가는 여정’이라는 콘셉트로 공간을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고객이 기계나 요금을 묻기보다는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고 체험하도록 유도한다. 실제로 ‘AI와 인간의 공존’이라는 주제로 열린 최근 전시는 전시장 1층에서 거장 작가 작품을 전시하고, 위층에서는 AI 인터랙션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마련됐다. 공간 자체가 브랜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셈이다.

이번 전시 주제로 ‘AI와 인간의 공존’이라는 테마를 선택한 이유는 사람이다. 허 팀장은 “결국 AI도 인간을 위한 것”이라며 “AI 활용 측면에서 사람 즉 고객의 편안한 삶을 추구하는 LG유플러스의 브랜드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한 맥락에서 전시와 작품을 통해 해당 주제를 드러내고자 했다”고 소회했다.

올해는 틈에 약간의 변화를 준다. 허 팀장은 “지난해까지 팝업을 통해 팬덤의 공간으로 활용했다면, 올해는 틈이 고객 개개인이 온전히 자신만의 공간을 누리면서도 깊이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정성적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며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고객이 직접 경험한 체험을 전파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수치로 읽는 틈의 변화...누적 방문자 200만명 돌파

허 팀장에 따르면, 틈의 누적 방문자 수는 최근 약 200만명에 도달했다. “예전엔 방문 숫자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고객이 공간을 스스로 누리고, 그 경험을 퍼뜨리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2030 세대 방문 비중이 높고, 이들은 공간 내 디바이스 체험, 촬영, 팝업 체험 등에 적극 참여한다. 실제 팝업 행사 초기엔 대규모 팬덤이 몰리기도 했다.

브랜드 철학 ‘심플리 유플러스(Simply U+)’의 공간화

틈은 LG유플러스의 브랜드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 허 팀장은 “‘심플리 유플러스’라는 철학에 따라 고객이 고민을 덜고 선택의 확신을 갖도록 돕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선택지와 정보로 넘쳐나는 시대에 공간으로서의 ‘틈’을 통해 선택의 고민을 덜고 고객에게 잠시 쉬어갈 여유와 취향의 발견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이처럼 틈은 통신사라는 산업 범주 안에서 문화와 경험, 브랜드와 고객 간의 새로운 접점을 만들어내고 있다. 단말기나 요금제 대신 ‘공간’으로 감성에 호소하고, ‘머무름’으로 관계를 설계하는 이 실험은 향후 통신사 경쟁의 또 다른 장이 될지 주목된다.

향후 포부는 보다 원대하다. 허 팀장은 “글로벌에서 찾아오는 아이코닉한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비쳤다. 이는 통신사를 넘어 문화·브랜드 플랫폼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지다. 강남역 관광지 2위에 랭크됐다는 틈의 성장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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