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케미칼 울산공장 전경. [사진=한화케미칼]
미국의 태양광산업 세이프가드 불확실성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화케미칼이 PVC, 가성소다 등 기초화학을 앞세워 오히려 실적을 확대하고 있다.

16일 화학업계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태양광전지 세이프가드 우려가 커져 주가가 크게 떨어졌지만, 시장 우려와 달리 한화케미칼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태양광 전지의 수입 급증으로 자국 산업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판정하면서 한화케미칼의 주가는 급락했다. 9월19일 종가 기준으로 3만8000원이었던 주가는 25일 3만2300원까지 하락했다. 13일 종가 기준으로도 3만3350원으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오는 11월 ITC의 구체적인 제재 안건이 발표되기 전까지 불확실성은 계속될 것으로 보면서도 한화케미칼에 미칠 악영향은 제한적으로 보고 있는 것.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체 실적에서 태양광 모듈 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고 최악의 경우 태양광 모듈의 미국 수출이 어렵다고해도 한화케미칼은 미국 이외 지역으로 판매할 수 있는 품질과 영업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윤성노 대신증권 연구원도 "미국 세이프가드 발동 시 미국 내 수입산 태양광 모듈 수요가 감소하겠지만 한화케미칼의 태양광 모듈 출하량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세이프가드로 내년도 태양광 부문 영업이익이 570억원 감소한다고 해도 올해 기준으로 태양광 부문 영업이익 기여도가 8%로 이미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태양광 부분의 비중이 크지 않다"면서도 "한국태양광산업협회 등과 공청회를 준비하고 미국 이외의 시장 확대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이프가드 이슈로 인한 우려의 시선과 달리 오히려 한화케미칼의 3분기 영업이익은 2300억원 안팎으로 전년 동기 2047억원, 전분기 2187억원보다 개선될 전망이다. 기초소재 중 폴리염화비닐(PVC)과 가성소다의 호황 덕분.

중국 정부의 환경규제에 따른 생산 제한과 석탄 가격 상승으로 PVC 가격은 2분기 말 톤당 870달러에서 3분기 말 947.5달러까지 상승했다. PVC 제품 스프레드도 6월 톤당 451달러에서 9월 627달러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가성소다도 톤당 437.5달러에서 533달러까지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4분기에도 PVC, 가성소다, TDI 등의 가격 상승이 계속돼 시적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PVC의 단점을 보완한 고부가제품인 염소화폴리염화비닐(CPVC)을 통해 해외시장 개척에도 힘을 쏟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염소 함량을 10% 늘려 열, 압력, 부식에 강한 CPVC를 지난 5월부터 울산 석유화학산업 단지 내 제2공장에서 상업생산에 돌입했다. 이는 국내 최초로 상업 생산에 성공한 것으로 향후 CPVC 시장 규모가 지속 확대되는 만큼 수익성 확대가 기대되는 것. CPVC 시장규모는 지난해 25만톤에서 2020년 40만톤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중국 환경규제 등으로 중국 내 PVC 경쟁력이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중국 시장 상황 따라 PVC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다시금 악화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는 점에서 CPVC의 역할이 중요한 것.

김창범 한화케미칼 사장도 "올해는 신사업보다 묵혀왔던 과제 해결에 집중할 것"이라며 CPVC 시장 개척에 힘을 쏟을 것을 시사한 바 있다.

한화케미칼은 인구가 급증하고 도시화와 산업화가 진행되고 있는 인도 시장에 CPVC를 수출하고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시장 다변화 전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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