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증권이 홍콩 시장에 진출한다. 성장성 높은 동남아 시장에서 홍콩을 거점으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 강화를 위해 올해 홍콩 진출을 추진한다.
키움증권은 국내 브로커리지 사업 의존도를 줄이고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키움증권은 지난 2016년 중국법인 폐쇠로 해외 법인은 인도네시아 법인 한 곳에 그쳐 추가적인 거점 확보가 절실하다는 분석이다.
키움증권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4.3%에 달해 업계 1위지만 개인 투자자를 상대로 한 위탁매매 의존도가 높아 수수료 무료 추세에 수익 다각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글로벌 사업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며 "홍콩 진출은 올해 주요 사업 계획 중 하나로 진출 규모나 형식은 구체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지난달 3550억원 가량의 제3자 배정 상환전환우선주를 발행하기로 했다. 발행자금은 키움증권의 주 수익원 중 하나인 신용공여 확대 뿐만 아니라 자기자본 투자와 신사업 확대, 인수합병(M&A) 자금 등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이번 실탄 확보로 홍콩 등 해외 사업에도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홍콩은 국제 금융시장의 거점으로 국내 증권사 대다수가 법인이나 사무소 형태로 대거 진출해있다.
미래에셋대우가 1994년 증권업계 최초로 홍콩에 현지법인을 세웠고 같은 해 NH투자증권도 홍콩법인을 설립했다.
한국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KB증권·삼성증권·유안타증권 등 홍콩에 현지법인이나 사무소를 설립한 증권사들만 10여개에 달한다.
홍콩시장이 다른 해외시장보다 매력적인 이유는 '수익성'에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6년 말 기준 국내 증권사들의 홍콩점포 수익은 15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신흥국 시장 중에서도 상위 5위권 안에 속하는 실적이다.
실제 홍콩법인을 운영 중인 증권사들은 최근 3년 간 해마다 당기순이익 증가 추세에 있다. 홍콩법인은 현지 기관 투자자 대상 주식 중개업무를 주로 하고 있지만 향후 투자은행(IB) 등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초창기 홍콩 현지법인을 설립한 NH투자증권은 홍콩 법인과 인도네시아 법인이 실질적으로 해외 법인의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증권사의 한 전문가는 "홍콩법인은 최근까지도 해외법인 가운데 상위 실적을 내는 곳 중 하나"라며 "국내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해외상품을 소개해주는 창구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