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왼쪽부터) 위성호 신한은행장, 함영주 하나은행장, 김도진 기업은행장.ⓒ각 사

아시아개발은행(ADB) 참석차 필리핀으로 떠난 주요 시중은행 은행장들이 필리핀 현지 영업점을 둘러보는 등 동남아 시장 공략 가속화를 위한 현장 점검에 나선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위성호 신한은행장, 함영주 하나은행장, 김도진 기업은행장 등은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되는 ADB 연차총회에 참석한다.

이들 은행은 이미 필리핀에 진출해 영업 중이다. 이에 세 행장은 총회를 마치고 각각 현지 지점을 방문해 현장 경영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위 행장은 ADB 연차총회에 참석한 후 필리핀 내 신한은행 지점을 돌아보고 올 예정이다. 지난 2015년 10월 개점한 마닐라지점은 상업은행 및 외국환은행 라이센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직원 22명이 근무 중이다.

또한 위 행장은 현지 지점의 영업 상황을 살피고 필리핀 현지 은행 인수 과정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해 8월 필리핀 이스트웨스트은행 지분 매입을 위한 본입찰에 참여했으나 이후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스트웨스트은행은 필리핀 부동산 재벌 필인베스트그룹(FDC)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지 13위권의 은행으로 매각 지분 20% 중 신한은행이 15%를, 신한카드가 5%를 인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본 입찰 이후 협상 과정에서 여러 차례 인수 조건이 변경되면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필리핀 마닐라에 하나은행 지점이 있는 만큼 함 행장도 현지 영업 현황을 챙길 예정이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1993년 외환은행이 필리핀에서 영업을 시작하면서 국내 은행 중 가장 먼저 필리핀에 진출해 적극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왔다. 현재 KEB하나은행 마닐라 지점에는 26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김 행장은 ADB 총회 참석 후 마닐라 지점을 방문할 계획이다. 마닐라 지점은 지난 2015년 11월 영업을 시작한 이후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지점인만큼 현장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 설립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은행은 국내 중소기업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중국·일본·베트남·인도·필리핀·캄보디아 등을 잇는 'IBK 아시아금융벨트' 구축을 추진 중이다.

국내에서 수수료와 예대 마진으로 수익을 올리는데 한계에 부딪힌 시중은행들이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다. 특히 동남아 지역은 한국보다 은행의 순이자마진이 높고 한국기업 또한 여럿 진출해 있어 매력적이다.

필리핀은 해외근로자 송금을 통한 외환보유고를 바탕으로 견조한 환율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국가로 세계 경제 불황 속에서도 꾸준한 경제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취약한 제조 기반, 극심한 빈부 격차, 부패 및 관료주의 만연으로 근본적인 문제점이 잠재하고 있다.

한편 ADB 총회는 80개 회원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 국제금융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하는 행사로 최근 몇 년간은 은행장들의 참석이 저조했으나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과 남북경협 재개 가능성으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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