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의 경우 사우디 원유 공급 가격 상승과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미국 WTI 가격 경쟁력 강화 등의 이유로 미국산 원유 물량 도입을 늘려가고 있는 추세다.
15일 정유업계 및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의 미국산 원유 수입 물량이 지난해와 비교해 늘어났다.
석유공사 페트로넷에 의하면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미국산 원유 수입물량(누적)은 792만7000배럴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큰 폭 증가한 수치다. 원유 총 수입량과 비교해서도 절반을 웃도는 물량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미국산 원유 도입 물량을 큰 폭으로 늘리고 있는데 그 증가폭이 커지고 있다.
반면 이란산 원유 수입량은 지난 4월 전년동월 대비 감소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 연속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이란 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카타르산 원유 수입도 줄면서 중동산 원유 수입량은 지난해 9월부터 지속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SK에너지는 1분기에 미국산 원유 300만배럴을 들여온 바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480만 배럴을 들여온 GS칼텍스의 경우 지난달까지 누적 475만 배럴을 수입했으며 6월에도 100만 배럴 유입 계획이 잡혀있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지속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아시아 지역쪽으로 미국산 원유 유입이 늘고 중동산 원유 수입이 감소하는 배경으로 중동산 원유 공급 가격 상승과 미국 WTI 가격 경쟁력을 꼽고 있다.
더욱이 최근 미국이 이란 경제 제재 해제 조치를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우리나라의 이란산 원유 수입량은 줄어들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상태다. 이란에 대한 본격적인 경제 제재가 이뤄지는 시점은 오는 11월 5일부터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경제 압박에 서명한 이후 180일 동안을 이른 바 '사업 축소 기간'으로 정한 탓에 이 기간은 교역은 단계적으로 줄여가게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동산 원유 도입 비중이 높은 아시아 수입국들의 경우 중동국가들의 조정 계수 인상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며 "원유 도입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미국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유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특히 이란산 원유 의존도가 적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원유 도입선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