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오전 9시부터 도쿄 신주쿠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열린 주총에서는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직접 제안한 '신동빈 이사 해임' 안건과 '신동주 이사 선임' 안건이 모두 부결됐다.
처음으로 신 회장의 불참 속에 치러진 롯데홀딩스 주총에서는 신 회장이 이사직을 유지하게 됐다. 이로써 형 신동주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이 종식됐다는 점을 또 한번 방증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신 회장은 주총 참석을 위해 지난 12일 법원에 보석까지 청구했지만, 끝내 불허됐다. 신 회장을 대신해 황각규 부회장 등 한국 롯데 대표단이 신 회장의 서신을 들고 일본으로 가 일본 경영진들을 만나 설득했다.
일본 롯데 경영진과 주주들이 신 회장을 또 한번 지지해준 이유는 한국 매출이 일본 롯데 매출의 20배에 달하는 등 그간의 괄목할만한 경영 성과를 보여준 데 대한 신뢰로 분석된다.
신 회장은 이번 주총을 계기삼아 그룹 지주체제 전환 작업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신 회장은 2015년 8월 순환출자 해소를 선언한 이후 "순환출자를 완전 해소하고, 복잡한 구조를 정리해 투명한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약속해왔다.
이에 따라 롯데는 기존 순환출자 고리를 대폭 줄여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사업과 투자부문 간 리스크를 분리해 경영 효율성을 증대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롯데지주도 출범했다.
롯데지주는 현재 유통, 식품, 금융 부문 51개 계열사를 거느린 지주사로 거듭났다. 그룹 계열사 92개 중 절반 이상이 롯데지주에 편입해 있다.
하지만 아직 호텔롯데 상장, 화학·물산 등의 지주체제 편입 등이 남아 있다. 오는 9월로 예정된 뇌물공여 2심 판결에서 신 회장이 풀려난다면 지배구조 개편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 회장은 구속 중에도 이달 롯데지주 신주 248만여 주를 취득하며 롯데지주 지분율을 늘렸다. 종전 8.63%에서 10.47%로까지 끌어올리며 그룹 지배력을 강화했다. 신 회장의 아버지 신격호 명예회장과 형 신 전 부회장의 롯데지주 지분율은 각각 2.86%, 0.15%이다.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을 유지하게 됨으로서 우려됐던 50여 년간의 한일 롯데 연결고리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신 회장은 한일 롯데를 오가며 중재자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롯데 관계자는 "한국 롯데는 총수가 부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신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에 대해 일본롯데 주주들이 다시 한번 지지를 보내준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어려운 현 상황이 빨리 극복돼 한일롯데의 경영이 불안정해지는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신 전 부회장은 더 이상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해 임직원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고 롯데의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일을 멈춰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