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대통령은 프랑스 파리를 국빈방문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이탈리아·교황청을 공식방문하고, 벨기에에서 열린 아셈(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에도 참석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순방의 최우선 목적은 지난달 3차 남북정상회담과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진전을 보인 한반도 비핵화 양상에 대해 설명하고, 항구적 평화 정착을 앞당기려는 한국 정부의 정책과 노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산하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실제로 3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을 북한으로 초청하고 싶다고 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뜻을 교황에게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 교황청을 공식방문한 문 대통령을 만나 "북한의 공식 초청장이 오면 나는 갈 수 있다"면서 "한반도에서 평화프로세스를 추진 중인 한국 정부의 노력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말했다.
교황이 문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김 위원장의 초청을 사실상 수락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을 추동할 수 있다는 점은 이번 유럽순방 최대 성과로 꼽힌다.
교황은 미국·쿠바 국교 정상화, 콜롬비아 평화협정 타결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문 대통령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와 영국 정상을 차례로 만나 대북제재 완화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국제무대에서 본격적으로 이 문제를 이슈화했다.
문 대통령은 두 정상과의 회담에서 북한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비핵화를 진척시키면 제재완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동안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발맞춰 미국이 취해야 할 상응조치의 하나로 종전선언의 필요성을 강조해 온 문 대통령이 또 하나의 상응조치로 대북제재 완화를 꺼내 이를 공론화한 것이다.
다만, 아셈에서 각국 정상들이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위한 구체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져 대북제재 완화 여론을 조성하는데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