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선위는 지난 7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가치평가와 관련된 금융감독원 지적 사항이 미흡하다고 판단해 금감원에 재감리를 요청했다.
이날 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12∼2014년 회계처리에 대해 새롭게 판단한 금감원 재감리 보고를 토대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를 논의했다.
회의는 금감원, 삼성바이오로직스, 외부감사인인 회계법인 측이 참석해 대심제로 진행됐다.
증선위는 이번 심의 과정에서 회사와 감사인에게 충분한 소명 기회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그동안 줄곧 무혐의를 주장해온 만큼 금감원과 치열한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이날 하루 만에 재감리 안건에 대한 결론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증선위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에게 "최선을 다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당초 금감원은 특별감리 결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고의적인 분식회계가 있었다고 결론짓고 증선위에 중징계를 요구했다.
그러나 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바이오젠과 맺은 콜옵션 사항의 공시 누락에 고의성이 있었다며 이를 검찰에 고발 조치하면서도 고의분식 회계 부분은 판단을 보류한 채 금감원에 재감리를 요청했다.
분식회계를 판단하려면 2015년뿐 아니라 삼성바이오로직스 설립 이후인 2012∼2014년의 회계처리에 대해서도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6일 국정감사에서 "논리에 다소 취약한 부분을 지적한 증선위 의결을 수용해 재감리 보고서를 제출했다"면서도 "크게 보면 처음에 저희가 문제 삼은 부분과 재감리해서 올라가는 부분이 큰 부분에서는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