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금 자산 불평등이 지속적으로 심화되고 있다. 최근 국내 은행이 보유한 예금상품 중 상위 1% 고객들의 계좌가 전체 액수의 절반 가까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18개 시중은행의 개인고객(법인 제외) 예금액 528조1000억원 중 상위 1% 고객들의 예금액은 총 238조6000억원으로 전체 개인고객 예치금액의 45.18%를 차지했다.
상위 1% 고객 기준은 총 예금 계좌 가입금액 순으로 상위 1%에 해당하는 고객이다.
전체 예금잔액 중 상위 1% 고객들이 보유한 예금비율이 가장 높은 은행은 씨티은행으로 무려 70.74%였으며, SC제일은행이 53.37%로 그 뒤를 이었다.
이태규 의원은 "상대적으로 외국계은행이 상위 1% 고객들이 보유한 예금비율이 높게 나타난 것"이라며 "이는 외국계은행의 경우 상대적으로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모두 높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예금 가입 계좌 수는 총 1억4456만 계좌로 나타났으며, 1000억원 이상 계좌는 3개, 100억원 이상 1000억원 미만 계좌는 258개, 50억원 이상 100억원 미만 계좌는 546개로 나타났다. 1억원 이상 계좌 수는 총 71만272개였다.
이 의원은 "상위 1%의 고객이 전체 예금의 50% 가까이 차지한다는 것은 현금 자산의 불평등 구조가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자산불평등이 소득불평등보다 심하다는 건 지표로도 나타난다. 2017년 기준 순자산 지니계수는 0.586으로 가처분소득 지니계수 0.357보다 훨씬 높다. 지니계수는 경제적 불평등을 가늠하는 지표로,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 정도가 심하다는 뜻이다.
이어 "소득불평등 구조가 자산불평등으로 이어지고, 다시 자산에 의한 자산 불평등, 즉 돈이 돈을 버는 구조와 부의 대물림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