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카드와 SM(에스엠)엔터테인먼트의 협력관계가 깊어지고 있다. SM 계열사와의 공연 프로그램 공동제작에서 더 나아가 본사 소속 아이돌 콘서트로 함께 수익을 창출하는 긴밀한 협업을 벌이며 하나카드는 문화사업의 추진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올해 5월 SM엔터테인먼트 자회사인 '드림메이커'와 100억원 규모의 공동 투자금을 조성해 다양한 공연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더 드림 프로젝트'로 협력의 첫 발을 내디뎠다.
더 드림 프로젝트는 지난 9월 국내 최대 테마형 EDM 페스티벌인 '스펙트럼 댄스 뮤직페스티벌(SPECTRUM DANCE MUSIC FESTIVAL)'과 11월 내한공연인 '더 라이브 볼륨 1:카를라 브루니 콘서트'에 투자했으며 토크뮤직쇼인 '더 스테이션(THE STATION)'에도 투자하고 있다.
이날부터 NCT 127 콘서트를 예스24에서 하나카드로 결제할 경우 티켓구매 가격의 10%를 하나머니로 적립해 주는 행사를 진행한다. NCT 127 콘서트는 SM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하고 드림메이커가 주관한다.
NCT 127의 본체그룹인 NCT는 성장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3월 NCT가 발매한 '엔시티 2018 엠파시' 앨범 판매량이 30만장을 넘어서는 등 가파른 팬덤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는 게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 연구원의 설명이다.
이번에 NCT 127 콘서트 장소를 올림픽공원 KSPO DOME(구 체조경기장)으로 정했다는 점에서도 NCT 팬덤의 성장을 엿볼 수 있다. 이 곳은 단일 최대 수용 인원이 1만5000명에 달해 인기 아이돌이 매진시킬 수 있는 무대로 알려져 있다.
NCT 127 콘서트는 이틀 간 열리므로 총 3만여명을 받을 수 있으며, 티켓 가격은 12만1000원으로 모두 매진이 이뤄졌을 경우를 가정해보면 총 수입 규모가 약 36억원에 달한다. 온라인 가맹점에 대한 신용카드 수수료는 2% 안팎이므로 이 같은 결제 수요를 하나카드가 가져온다면 톡톡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하나카드가 드림메이커와의 제휴로 얻을 수 있는 편익은 다양하다. 우선 내년 초부터 금융당국은 카드수수료율 인하를 실시하며 카드사에 일회성 마케팅비의 과다 지출을 지양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전처럼 캐시백·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할 수 없어 고객 유치가 위축될 수 있다.
그러나 마케팅비를 직접 집행하는 대신 이처럼 문화공연 사업에 지분투자를 하는 방식으로써 비슷한 집객 효과를 낼 수 있게 된다. 일회성 마케팅은 모든 회원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비용도 크지만, 문화사업 투자는 수익도 얻으면서 특정 타깃 고객층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비용도 낮아진다. 콘서트를 기회로 NCT 팬들을 대상으로 하나머니를 지급하고 회원으로 유치할 수 있는 것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문화사업에)직접 투자하니까 고객에게 혜택을 줘도 마케팅비용이 그렇게 많이 안 들어가고 젊은층들이 지속 가능한 고객이 될 확률이 높아진다"며 "새로운 사업 수익도 내면서 젊은 고객층들을 회사로 인입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드림메이커와의 우호적 관계에 힘입어 앞으로도 SM엔터테인먼트 아이돌 공연을 활용해 수익모델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는 평가다. 드림메이커는 샤이니 스페셜 파티, 레드벨벳 레드메이드 콘서트 등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 콘서트 및 행사를 주로 주관해오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들이 골고루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황현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날 "SM엔터테인먼트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 177억원을 상회하는 좋은 실적이 예상된다"며 "엑소 음반 판매와 더불어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등 일본공연 모객 73만명, 유튜브 정산 수익 14억원 등이 반영되며 본업에서 견조한 실적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올 4분기 SM엔터테인먼트는 연결기준 매출 2020억원, 영업이익 207억원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이 41.3%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458.2% 급증한 수치다. 엑소 5집 앨범이 11월에만 120만장을 판매하며 SM엔터테인먼트의 4분기 음반사업 매출액은 2017년 3분기의 222억원을 넘길 것으로 평가됐다.
2017년 음반시장 점유율을 보면 SM엔터테인먼트는 26.01%로 업계 유일 20%대로 1위를 차지했다. 황 연구원은 "세계 실물 음반이 스트리밍의 영향으로 지속 축소되고 있지만 SM엔터테인먼트는 흥행 아이돌그룹의 영향으로 음반 매출이 호조"라고 말했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11월 문화공연사업 투자를 본격적으로 실시한지 1년만에 손익분기점을 넘기며 고무된 분위기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여타 카드사들도 젊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계획을 잡고 있을 것"이라며 "당사가 펼치는 문화사업은 그런 계획을 더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