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코트라(KOTRA)가 발간한 'EU-일본 EPA 발효에 따른 유럽내 한·일 수출 경쟁여건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EU와 일본은 각각 96%, 86%의 즉시 관세 철폐 및 15년 내 99%, 97% 관세가 철폐된다.
수출액 기준 기계 86.6%, 화학공업 88.4%, 전기기기 91.2%도 즉시 철폐된다. 협정에는 적극적인 서비스 시장 개방과 정부조달, 지속가능개발, 노동권 보호 등 새로운 통상 이슈도 포함됐다.
문제는 유럽으로 수출하는 우리나라와 일본의 품목이 유사해 우리 수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양국 모두 총 수출의 50% 이상이 중간재, 15% 정도가 자동차다. 이들은 EU시장에서 한·일간 경합 품목으로 꼽힌다.
EU-일본 EPA가 발효되면 일본의 자동차는 최대 7년 후 우리와 마찬가지로 무관세를 적용받게 된다. 부품과 기계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양국 모두 직접적인 수출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유럽 현지 생산비중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자동차의 경우 일본산 관세 인하로 일부 영향이 있겠지만, 이미 일본의 EU내 생산량은 수출을 크게 상회하고 있는 상황이다. 생산량은 총 151만대, 수출량은 약 65만대로 집계됐다.
일본의 자동차부품도 현지조달 비중이 높다. 기계부문은 공급선을 바꾸기 쉽지 않은 터라 관세인하로 인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코트라는 "우리 수출에 단기적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친환경, 디지털화 등 신산업 수요를 대응해 경쟁력을 강화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코트라는 보고서를 통해 EU가 추진 중인 친환경, 디지털화에 초점을 두고 △ R&D 기술협력 △ 혁신 △ 기술표준화 등 분야에서의 고부가가치 창출을 제안했다. EU의 글로벌 기업들이 글로벌가치사슬에서 경쟁력 제고에 우선순위를 두는 분야를 공략하자는 것이다.
김상묵 코트라 경제통상협력본부장은 "EU-일본 EPA가 우리 수출에 단기적 영향은 크지 않더라도 장기적 관점에서는 對EU 수출 경쟁력 제고를 준비해야한다"며 "이 협정이 우리 수출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기존의 한-EU FTA에 따른 선점효과를 잃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