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 양재동 본사 ⓒ데일리안 포토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현대모비스 주주들에게 배당의 필요성을 알리는 공개 서신을 보냈다. 다음달 22일 현대차 및 현대모비스 주총을 앞두고 현대차그룹과의 여론전에 나선 모양새다.

2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핵심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엘리엇은 이날 공개 서신을 통해 "현대차그룹과 현대모비스는 주주들에게 상당한 초과자본금을 환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엘리엇은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 지분을 2~3%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다.

엘리엇은 "현대차 및 현대모비스의 순 현금 자산은 경쟁사 대비 과대한 초과자본 상태를 보이고 있다"며 "2018년도 기준 현대모비스의 7.4조원에 달하는 순 현금 자산은 자동차 부품 경쟁사 대비 4~6조원 높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엘리엇은 현대모비스 보통주에 대한 배당금 2.5조 원, 즉 보통주 1주당 26,399원에 해당하는 배당금을 환원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 △이사회 규모를 기존 9명에서 11명으로 확장 △2명의 사외이사 선임 △이사회 내 보수위원회 및 투명경영위원회 설치 등을 요구 중이다.

엘리엇은 다음달 22일 열리는 주총에게 이같은 자신들의 안건이 관철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엘리엇의 요구는 과도하다는 지적이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엘리엇이 배당 금액으로 요구한 26,399원은 지난해 현대모비스의 주당 3500원의 7배가 넘는 금액이다.

모비스는 전날 이사회를 열어 "보통주 주당 26,399원, 우선주 주당 26,449원 등 2.5조원 배당과 관련한 (엘리엇의) 주주제안에 대해 회사의 미래경쟁력 확보를 저해하고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훼손시킬 우려가 높아 반대한다"고 밝혔다. 모비스는 배당금을 지난해보다 500원 상향한 4,000원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다음달 22일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주총이 예정된 가운데 엘리엇의 배당 요구와 사내이사 추천 등을 놓고 양측 간 표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전날부터 대규모 미래차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밝히는 등 엘리엇의 배당 요구에 사전 차단하고 나섰다.

이에 엘리엇은 이날 공개 서신을 통해 "초과자본 상태의 대차대조표 정상화를 위해 제안한 우리의 중요한 의안들을 지지해달라"고 했다.

다음달 정기 주총까지 양측 간 여론전은 계속될 전망이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