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다음 달 재계의 정기 주주총회가 잇따라 열린다. 올해 주총은 이사회 의장 교체, 신규 등기임원 선임 등으로 세대교체의 장이 될 전망이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SK 회장의 임기가 다음 달 18일 만료된다. 최 회장은 올해 주총에서SK(주) 대표이사직은 유지하되 겸직하고 있던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날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진과 경영성과를 견제·비판해야 하는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해 이사회 독립성과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편이다.

구본준 LG그룹 부회장은 LG전자·LG화학 등기이사 자리에서 모두 물러난다. LG전자는 다음 달 15일 주총을 열고 구 부회장이 맡았던 기타비상무이사직에 권영수 LG 부회장을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구 부회장이 등기이사 자리를 모두 내려놓으면 구광모 LG그룹 회장 체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등기임원 임기가 오는 10월 26일 만료되지만 이번 주총에서 이 부회장을 재선임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지난해 2월 경영에 복귀한 이후 본격적인 경영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지만 아직 대법원 상고심이 남아있어 결과가 나온 뒤 임시 주총을 통해 선임하는 형태로 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화그룹은 집행유예 기간이 만료된 김승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여부가 주목된다. 김 회장은 지난 2014년 (주)한화, 한화케미칼, 한화건설, 한화갤러리아, 한화테크엠, 한화이글스 등 총 7곳의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김 회장은 2007년에도 한화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가 특별사면 이후 바로 대표이사직에 복귀한 바 있다.

행동주의 펀드의 공세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미국의 행동주의 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전날 현대모비스 주주들에게 다음 달 22일 주총에서 상정될 자신들의 주주제안을 지지해 달라는 내용의 서신을 보냈다.

엘리엇은 서신을 통해 모비스에 △ 보통주 1주당 2만6399원 배당 △ 이사회 내 보수위원회와 투명경영위원회 설치 △ 새로운 사외이사 선임 등을 주총 의안으로 제시했다.

엘리엇이 요구한 배당금 총액은 2조5000억원에 이른다. 이는 현대모비스의 지난해 영업이익 2조250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엘리엇은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모비스의 순현금자산은 경쟁사 대비 과도하다"며 "특히 현대모비스의 경우 지난해 기준 순현금자산은 7조4000억원으로 경쟁사 대비 4조원에서 6조원이 더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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