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NH투자증권

NH투자증권의 '정영채 호(號)'가 순항 중이다. 지난해 3월 정 사장이 공식 취임한 이후 영업이익, 순이익 등 NH투자증권의 경영지표가 일제히 호전되고 있어서다. 특히 'IB 정통맨'인 정 사장의 강점이 경영실적 개선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난 1년'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올해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글로벌 경제 위기론이 재차 부각되면서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IB 부문에서의 기업공개(IPO) 실적 부진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지난 22일 취임 1주년을 맞았다. 투자은행(IB)으로 출발해 줄곧 관련 분야에서 30년 이상의 경력을 쌓은 그는 업계 내에서 'IB 대부'로 불린다. 한 우물만 판 전력으로 'IB 시장의 개척자'로도 일컬어진다.

그는 지난 2005년 NH투자증권 IB사업 본부장을 맡았을 당시 업계 7~8위권에 그치던 IB부문을 단숨에 업계 1위로 끌어올린 인물로도 유명하다. 이러한 공을 인정받아 지난해 3월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당시 '국내 최초 IB 출신 사장'이라는 타이틀을 얻으며 금융투자업계에 새로운 족적도 남겼다. 모두 IB부문에서 그의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독보적인 실력은 지금까지도 고스란히 실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특히 정 사장의 취임 첫 해였던 2018년 NH투자증권의 당기순이익은 3615억원, 영업이익은 540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3.4%, 17.6% 증가한 수치로 사상 최대 실적이었다.

기존 브로커리지 수익에 의존했던 수익구조를 IB(투자은행), WM(자산관리) 등으로 다변화하는 고른 사업 강화 전략이 주효했다. 무엇보다 '정영채 효과'로 IB부문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해냈던 것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가능케 했다는 평가다.

실제 금융시장 변동성이 높았던 지난해 4분기 IB부문 순익은 699억원으로 전년 대비 85%나 증가했다.

호실적 속에서 주주에게도 통 큰 배당에 나섰다. 작년 배당성향이 40.6%로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던 NH투자증권은 올해도 순이익 3615억원 중 1506억원을 배당금으로 책정하며 작년 수준을 유지했다.
▶ ⓒNH투자증권
특히나 올해는 IB부문의 견조한 성장에 더해 발행어음 부문의 실적 기여 효과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7월부터 발행어음을 판매 중인 NH투자증권은 지난 1월부터는 외화발행어음도 판매 중이다.

향후 발행어음 수신을 통한 안정적인 자금 조달 및 규제 비율 완화로 발생하는 추가적인 자산 확대 여력을 활용해 기업금융 기능 강화 및 수익증대가 가능할 것이란게 회사 측의 기대다.

다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지난해 부진했던 증시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기업공개(IPO) 실적 달성이 불투명해진 것이다.

NH투자증권은 작년 동구바이오제약과 올릭스, 휴네시온 등의 IPO를 주관했지만, 주관 실적은 업계 4위 수준에 그쳤다.

올해 명예 회복을 위해 현대오일뱅크와 교보생명 등 공모 규모가 큰 중대형 기업들의 상장을 추진하려했지만, 일부 기업이 상장을 철회하거나 또는 상장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처하면서 이마저도 여의치 않게된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과 달리 시장 전반에서 올해 IPO 시장이 점차 활기를 되찾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았다"면서도 "하지만 대어급 기업공개(IPO)가 좀처럼 찾기 힘들어지는 등 상장 여건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정 사장은 취임 후 고객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자본시장의 대표 플랫폼 플레이어'의 완성과 '5년 후 경상이익 1조 달성'을 목표로 내건 바 있다. 특히 '5년 후 경상이익 1조 달성' 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정 사장의 연임이 필수적이다.

같은 맥락에서 시장은 올해 역시 IB부문 필두로, 전 사업부의 고른 성장세를 바탕으로 한 NH투자증권의 행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올해의 성적이 정 사장의 연임에 발판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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