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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메모리가 상장 준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주관사 선정을 완료했으며 IPO 절차와 시기에 관한 막판 논의를 거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도시바메모리의 상장이 수조원을 투자한 SK하이닉스에 호재로 작용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도시바메모리는 올 상반기 내 IPO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도시바메모리는 반도체 시장 침체 속에서도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도시바메모리는 미 투자 펀드 베인 캐피탈이 주도하는 한미일 연합이 지난해 6월 약 2조엔에 인수했다. 현재 출자 비율은 도시바 40.2 %, HOYA 9.9%, 베인 캐피탈 49.9%다. SK하이닉스는 베인캐피탈 진영에 속해있다.

투자 유치도 가속화되고 있다. 일본정책투자은행이 3000억엔의 출자를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관민 펀드 INCJ(옛 산업혁신기구)도 마찬가지다. 이는 올해 진행될 신규 주식공모에 맞춰 자본구성을 꾸리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다만 상장 시점에 대해서는 한미일연합 내 의견이 갈린다. 일부는 해외 경쟁자를 따라잡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자본을 신속하게 수혈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SSD 공장 증설을 위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만큼 상장 시기를 앞당기자는 입장이다.

반면 또다른 일부는 반도체시장 ‘보릿고개’를 넘기고 보자는 입장이다. 올해 상반기 반도체 시장 침체가 예견된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26일 “당초 예상보다 디스플레이와 메모리 사업 환경이 약세를 보임에 따라 올해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 수준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이례적인 자율 공시를 냈다.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 전 상황 설명에 관한 공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도시바메모리의 상장이 SK하이닉스의 호재로 작용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미 투자는 마무리됐다. SK하이닉스는 총 투자금액 3950억엔 가운데 1290억엔(약 1조3234억원)은 전환사채 형식으로 투자해 향후 주식 전환 시 도시바메모리에 대한 의결권 지분율을 15%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나머지 2660억엔(약 2조7289억원)은 지난해 케이만군도에 있는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대금을 송금했다. 상장이 완료되면 먼저 상장에 따른 투자금 평가익과 배당이익을 얻을 수 있다.

낸드플래시 기술 협력도 기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2위 지위를 확보하고 있지만 낸드 플래시 시장에선 삼성전자, 도시바(웨스턴디지털 포함), 마이크론에 이어 순위가 4위에 그친다. 낸드 시장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닛케이아시안리뷰를 통해 "도시바메모리와 협력은 SK하이닉스의 반도체사업에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언제든 기술 개발에 협력할 준비가 돼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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