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워싱턴에서 11일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경협주가 들썩이고 있다.ⓒ픽사베이

미국 워싱턴에서 11일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경협주가 들썩이고 있다. 증권가는 주요 부처에서 북한 관광과 관련해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지만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스몰딜 협상이 진행돼야 경협주의 활력이 지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최근 경협주는 일제히 상승했다. 지난달 27일부터 한미정상회담을 일주일 앞둔 이달 3일까지 경협주는 △지뢰제거(-0.6%) △음식료(-0.7%) 등을 제외하고 급등했다. 일주일 새 10% 이상 급등한 종목도 있다. △금강산관광(13.3%) △DMZ개발(10.7%) 관련 종목이 그 주인공이다.

이외에도 △개성공단(8.3%) △철도(7.3%) △대북건설(7.3%) △아스콘(7.0%) △시멘트(6.8%) △비료(6.8%) △광물개발(6.7%) △항만(5.6%) △가스관(5.3%) △대북송전(5.1%) △농약(4.8%) △건설기계(4.4%) △농기계(3.7%) 관련 종목이 올랐다. 이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2.7%, 2.9%의 상승률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시장 상승폭을 웃도는 수준이다.

경협주의 상승은 북미 관계 개선 기대감에 기인한다.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자산전략부는 "북한 관련 종목은 문재인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을 앞두고 기대감에 강세를 기록중"이라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장 재건에도 불구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미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요 부처 관계자들이 금강산관광과 DMZ 평화둘레길에 언급하면서 기대감이 증폭됐다"고 부연했다. 3일 문체부, 행안부, 환경부, 국방부, 통일부 등 5개 정부부처는 이달말부터 비무장지대 DMZ에 평화둘레길을 조성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북한 비핵화 스몰딜 협상을 동의하면 한미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미국이 '스몰딜도 가능하다'는 쪽으로 선회하면 비핵화 속도가 가속되고 경협주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김 연구원은 "스몰딜 성사시 수개월 내 북미 재협상 진행이 가능하지만 미국이 빅딜 기조를 유지할 경우 연내 가시적인 비핵화 성과를 기대하긴 어렵다"며 "스몰딜 과정에서 미국이 느껴야할 북한 핵보유 가능성 불안감에 대해 북한은 부분적인 비핵화를 실시하고 국제사회는 북한 정권에 자금을 주지 않는 종류의 구호사업, 민생 관련 인프라 구축 등의 프로젝트를 제공하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스몰딜을 통해 미국과 북한이 상호 간의 신뢰도를 쌓으면서 경협주 역시 봄바람을 탈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다.

다만 김 연구원은 "미국이 빅딜 틀을 유지할 경우 연내 가시적인 비핵화 성과를 기대하긴 어려워진다"며 "미국이 2월 하노이 회담에서 이미 빅딜을 천명했던 만큼 이번 한미정상회담이 반드시 긍정적으로 진행되리라고 낙관하기만은 어려운 만큼 지나친 기대감은 내려놓고 결과를 확인한 후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앞서 북한과 미국은 2월 27, 28일 양일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했지만 이견차를 좁히지 못해 협상은 불발됐다. 당시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 △핵실험 및 장거리 로켓 시험 발사 영구 중지 등을 조건으로 △2017~17년 UN안보리 민생분야 제재 해제 등을 요구했다. 미국은 △영변 외 핵 생산시설 해체 △미사일 생산시설 해체 △핵 리스트 제출 등을 요구하면서 북한을 압박했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