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R&D)을 통한 미래 먹거리 확보에 올인 중인 제약바이오 업계의 기업공개(IPO) 도전기가 구체화되고 있다.
최근 '인보사 쇼크'와 각종 회계이슈로 인해 다소 움츠렸던 관련 기업들의 주식시장 진출이 다시금 바빠지는 모양새다. 특히 '대형 바이오주'로 꼽히며 연내 코스피(KOSPI) 입성을 목표로 둔 SK바이오팜이 본격 시동, 해당 시장의 IPO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10일 제약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 브릿지바이오, 젠바디 등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연내 증시 입성을 노리고 있다.
먼저 대형 상장사 탄생을 예고하고 있는 SK바이오팜에 대한 주목도가 큰 상황이다. 올해 IPO 시장 최대 '대어'로 꼽힌다. 이와 관련 SK㈜는 9일 SK바이오팜의 IPO 대표주관사로 NH투자증권을, 공동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을 선정했다.
업계에 의하면 SK바이오팜의 예상 시가 총액은 5조원을 웃돈다. 한국투자증권은 4조9000억원, 미래에셋대우는 5조5000억원, 대신증권은 6조2000억원을 각각 추산한 바 있다.
성공적으로 코스피에 입성할 경우, 현재 제약업계 시총 1위인 한미약품(5조1210억원), 바이오업계 상위주인 신라젠(4조 6158억원)과 맞먹는 수준의 대형 상장사가 탄생하게 된다.
최근엔 첫 신약인 기면증치료제 '솔리암페톨'이 지난달 20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판매 허가를 받았다. 솔리암페톨은 수면장애(기면증) 환자를 대상으로 나온 혁신신약(First-in-class)이다.
여기에 독자 개발 뇌전증치료제인 '세노바메이트'의 경우 FDA에 신약판매허가신청(NDA, New Drug Application)이 제출돼 심사가 시작됐다. 이는 올해 11월께 시판 승인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 집중력장애·조현병·파킨슨병·조울증 등 미충족수요 영역에 특화된 신약 파이프라인도 개발 중이다.
최근 잇따른 악재에 바이오 대장주들이 맥을 못추는 상황에서 훈풍이 불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는 게 업계 평이다.
지난해 회계감사 문제로 상장이 좌절됐던 젠바디도 재도전에 나선다. '지카바이러스 진단 키트'로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받은 젠바디는 올해 코스닥 입성을 목표로 상장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젠바디는 프리 IPO를 통해 장외시장에서 기업가치 1조 원을 인정받은 기업이다. 특히 바이오기업 중 드물게 실제 매출 성과를 내고 있어 주목받았다.
이 밖에 △마이크로디지탈(체외진단기기) △이오플로우(인슐린 패치) △퓨쳐메디신(당뇨병성 신장질환) △아벨리노(안질환 전문 유전자검사 기술) △피에이치파마(녹내장·NASH) △브릿지바이오(항암치료제) 등 기업들도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브릿지바이오의 경우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에 재도전한다. 자체 신약 후보물질 초기 발굴과 연구 대신 유망한 물질의 임상과 개발에 집중하는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가 주 사업모델인 브릿지바이오가 코스닥 상장에 성공하면 NRDO기업의 첫 IPO 사례가 된다.
이미 증시에 상장한 기업들의 선전도 IPO 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 지난 1분기 코스닥 시장에 진입한 이노테라피·셀리드·이지케어텍·지노믹트리 등 4곳의 바이오 기업들은 상장 후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어 상장 열풍에 기여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미뤄진 기업과 올해 계획하고 있는 기업들이 있기 때문에 바이오기업들의 IPO는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의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기업들의 상장 러시가 보다 수월해 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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