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의 핵심 자회사인 우리은행이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롯데카드 인수전에 참여한다.
이에 따라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되던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가 롯데카드를 놓고 경쟁을 펼칠 예정인 가운데 금융그룹 3위 자리를 둔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29일 금융권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롯데카드 매각 본입찰에 사모펀드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다. MBK와 우리은행은 각각 약 60%와 약 20% 지분을 인수하고, 나머지는 롯데그룹이 계속 보유하는 구조로 컨소시엄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9일 마감된 롯데카드 본입찰에는 하나금융,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등 세 곳만 참여했다고 알려졌다. 특히 예비입찰 단계에서 하나금융과 함께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된 한화그룹이 불참하면서 하나금융이 롯데카드의 새 주인으로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왔다.
우리은행의 롯데카드 인수전 참여는 비은행 계열사 강화를 위한 전략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우리금융은 올해 1월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한 뒤 지주사 체제 구축에 가속을 붙이고 있다.
최근 동양자산운용과 ABL자산운용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데 이어 국제자산신탁과도 경영권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아주캐피탈과 그 100% 자회사인 아주저축은행도 인수할 예정이다.
여기에 MBK와 함께 롯데카드를 인수한 후 MBK 지분을 사들여 자회사로 편입한다면 금융지주로서 구색을 갖추게 된다. 당장 자회사로 두지 않아도 백화점 등을 중심으로 우수한 고객을 보유한 롯데카드와 우리카드가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자산 순위 6위로 국내 8개 카드회사 가운데 하위권인 우리카드를 단숨에 '카드업계 빅3'로 올려놓을 수 있는 점도 우리은행이 도전장을 낸 이유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신용판매 실적 기준 46조6902억원으로 시장점유율 8.4%지만, 롯데카드(11.2%)를 인수할 경우 19.6%로 삼성카드(19.3%)와 2위를 다투게 된다. 자산도 22조6358억원으로 불어나면서 KB국민카드(20조5074억원)와 현대카드(15조9438억원)를 밀어내고 3위가 된다. 업계 1, 2위는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다.
지난 19일 본입찰 신청을 마감한 롯데카드는 현재 자료를 검토 중이다. 통상 자료 검토에 2~3주가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5월초가 지나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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