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이 임차한 선박(왼쪽)이 해상 블렌딩용 중유를 다른 유조선에서 수급 받는 모습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의 석유제품 수출·트레이딩 전문 자회사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TI)이 저유황유 공급 확대에 나선다.

경제적가치를 창출하고 업계와 상생을 통해 새로운 산업 생태계 조성에 팔을 걷는다. 사회적가치를 동반하는 '독한 혁신' 가속화 전략의 일환이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국내 업계 최초로 실시중인 '해상 블렌딩 사업'을 하루 평균 2만3000배럴에서 내년 9만 배럴까지 대폭 확대한다고 7일 밝혔다.

내년 4월부터 하루 4만 배럴의 저유황유를 생산하는 SK에너지 감압잔사유탈황설비(VRDS)가 본격 가동되면 SKTI는 하루 13만 배럴의 저유황유를 공급하는 아시아 최대 업체로 도약한다.

서석원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사장은 "내년부터 시행되는 IMO 2020 규제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저유황중유 사업을 키워 시장 리더십을 강화할 것"이라며 "업계와 상생을 기반으로 새로운 생태계 조성에 나서는 등 사회적 가치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선제적 저유황유 공급 확대…경제적가치 창출 확대

국제해사기구(IMO)는 2020년부터 해상 연료유의 황산화물 함량을 3.5%에서 0.5%로 대폭 감축하는 규제를 시작한다.

때문에 내년부터 해상 연료유 시장은 저유황유 중심으로 재편될 예정이다. 저유황유는 황산화물 0.5% 미만의 저유황중유(LSFO·Low-Sulfur Fuel Oil), 선박용 경유(MGO·Marine Gas Oil), 액화천연가스(LNG) 등이다.

석유제품 해상유 시장은 연간 16억 배럴에 육박하는 대규모 석유제품 시장이다. IEA(국제에너지기구)는 고유황중유 수요가 올해 하루 350만 배럴에서 내년 140만 배럴로 40% 가량 감소하는 반면 저유황중유 수요는 하루 10만 배럴 미만에서 100만 배럴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한다. 선박용 경유는 하루 90만 배럴에서 200만 배럴까지 증가가 예상된다.

이처럼 연료유 시장 재편 속에서 선제적으로 저유황중유를 도입하려는 선사(船社)들이 늘고 있다. 2020년 말에는 과부족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 당분간 높은 수익성이 전망된다. SKTI는 IMO 2020의 영향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선박 연료유 시장에 선제적으로 제품 공급량을 늘려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계획이다.

대기오염물질 중 하나인 황산화물도 대폭 저감된다. 0.5% 저유황중유는 황 함량이 3.5%인 고유황중유 대비 1/7 수준에 불과하다. 고유황중유를 저유황중유로 대체하면 황산화물 배출량이 1톤 당 24.5kg에서 3.5kg로 86%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SKTI가 내년부터 해상블렌딩 저유황중유를 연간 5000만 배럴로 확대 공급하면 황산화물 배출량은 연간 10만톤 가량 줄어든다. 이는 초대형원유운반선인 VLCC(Very Large Crude Carrier) 200대가 1년 운행시 내뿜는 황산화물 양과 비슷한 규모다.

◇"IMO 2020 규제를 새로운 사회적가치 창출 기회로"

SKTI는 IMO 2020 규제를 새로운 사회적가치 창출 기회로 삼고 있다. 특히 업계 간 연대를 통해 환경 규제로 인한 변화에 맞서 새로운 산업생태계 조성에도 앞장선다.

SKTI는 지난 3월 한국해양진흥공사 등 정부 기관 및 현대상선과 같은 조선∙기자재업계와 '친환경설비(스크러버) 설치 상생펀드 조성' 협약을 체결했다. 스크러버(Scrubber)는 선박용 황산화물을 저감하는 장비로 바닷물을 이용해 선박에서 나오는 황산화물을 정화하는 설비다.

SKTI는 이 사업을 통해 총 19척의 선박에 스크러버를 장착할 계획이다. 또한 기존 유럽 기자재업체가 주도하던 스크러버 시장에 국내 중소업체를 발굴해 함께 스크러버 장착사업을 진행한다.

이로써 국내 중소업체 경쟁력을 확보하고 관련 산업의 성장을 지원한다. SKTI가 설치 중인 스크러버는 해수로 배기가스 세정시 미세먼지 배출량도 상당량 감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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